서울 대형빌딩 입주 ‘별따기’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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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업무용 빌딩 공실률
시기공실률(%)
2006년 3분기3.17
4분기3.12
2007년 1분기2.16
2분기1.63
3분기1.7
자료: 한국감정원

부동산 관련 외국계 A 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GFC)에 사무실을 내기 위해 입주신청서를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GFC가 ‘입주사 수준 관리’를 위해 정해 놓은 까다로운 심사 요건을 통과하지 못한 것.

‘스타타워’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빌딩은 임대료가 비싸고 건물 명성이 높아 입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의 신뢰도를 인정받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부유층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금융 및 부동산 업종 회사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GFC의 입주사 선정 요건은 비밀이지만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2, 3곳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등급 A 이상을 받은 회사여야 한다. A등급의 회사는 일반적으로 ‘빚을 상환할 확실성이 높아 투자 위험도가 낮은 기업’을 뜻한다.

이와 함께 파이낸스센터란 건물명에 걸맞은 금융회사나 외국계 기업들이 주로 입주사로 선정된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10대 그룹 계열사 위주로 받아들인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법인이 설립된 지 3년이 안 된 신생 업체는 회사의 안정성이 낮아 입주가 힘들다.

GFC 관리업체인 CBR의 이영재 차장은 “GFC의 임대료는 3.3m²당 평균 8만8000원으로 인근 테헤란로 빌딩들보다 10∼20% 비싸다”며 “하지만 빌딩의 명성과 최고의 서비스 덕분에 입주를 원하는 회사들이 줄을 선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GFC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안내 및 보안요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시설물 △청소 상태 △보안 △주차 등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입주사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최근 서울 시내의 대형 고층 빌딩에서 사무실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선호도가 높은 대형빌딩들은 까다로운 입주사 선정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저스트알의 이주용 과장은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들이 오피스 빌딩을 지을 자리에 돈이 되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세우면서 대형 빌딩 품귀현상이 심화됐다”며 “여의도와 중구 등에 추진되고 있는 대형 빌딩들이 완성될 때까지는 오피스 빌딩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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