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마음 잡기 ‘무한 서비스’

  • 입력 2007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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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끝까지 책임집니다”

중견 제화업체 탠디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본사 수선실로 매일 1000켤레가 넘는 구두가 접수된다. 이 회사는 구두를 구입한 고객이 구두를 버릴 때까지 무료로 굽을 갈아준다.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수선을 기다리는 구두가 3000켤레를 넘기도 한다.

한 달 1억5000여만 원의 수선비용이 들어가지만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모든 제품에 대한 무상 서비스를 한 번도 그만둔 적이 없다. 정종신 탠디 홍보담당 부장은 “굽만 갈면 10년도 신을 수 있는 구두라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굽은 물론, 미끄럼방지창도 무료로 교체해 준다”고 말했다.

탠디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과 10년 전에 구매한 탠디 구두를 가져오면 새 구두로 교환해 주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행사 시작 1주일 만인 31일 현재 400켤레가 넘는 구두가 접수됐다.

○ 깨진 그릇도 교환해 드려요

50개 그릇으로 이루어진 홈세트의 경우 자주 쓰는 밥그릇이나 국그릇은 소비자의 부주의로 깨지기 쉽다. 그러다 보니 수십만 원을 주고 산 홈세트를 쓰지 못하고 부엌장 한구석에 처박아둔 소비자가 많다.

국내에서는 5년이 지나면 제품 생산라인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깨진 그릇과 동일한 제품을 살 수가 없다. 나머지 홈세트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

행남자기는 이런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깨진 그릇과 같은 제품이 재고로 없을 경우 개당 4000∼5000원의 실비(實費)만 받고 깨진 그릇과 같은 제품을 다시 생산한다.

행남자기 김병덕 대리는 “그릇에 무늬를 입히는 인쇄지인 전사지(轉寫紙)를 개발하는 데 100여만 원이 소요되지만 대(代)를 물려 쓰는 제품 이미지를 위해 손해를 감수한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주력 제품인 생크림케이크에 한해서 9월부터 기존 종이로 된 케이크 밑판을 멜라민 소재 용기로 바꿨다.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기 위한 작은 변화였지만 주부 소비자들은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며 환영했다.

○ 집에 직접 찾아가 조리법도 알려줘

주부가 주요 고객인 생활가전업체의 ‘고객만족서비스’는 나날이 진화 중이다. 전기밥솥 제조업체인 쿠쿠홈시스는 밥맛도 애프터서비스(AS)해 주는 ‘밥맛 도우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밥맛 좋은 밥솥이라는 광고 문구가 잘 알려진 탓에 제품을 구매한 후 “밥맛이 없다”며 항의하는 고객의 집을 직접 찾아가 쌀에 수분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체크해 주고 조리법을 알려준다. 무상서비스 기간도 다른 가전업체의 1년보다 긴 1년 6개월이다.

50만 원대 고가(高價) 압력밥솥으로 유명한 독일계 휘슬러는 밥이 주식(主食)인 한국의 특성에 맞게 모든 AS를 24시간 이내에 끝낸다. 자녀의 감성지수(EQ) 개발을 위해서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요리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정덕수 차장은 “부가적인 서비스가 기업에는 당장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사(自社)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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