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는 중국… 골프는 태국… 쇼핑은 홍콩…

  • 입력 2007년 10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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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비씨카드 올 8월까지 해외 카드사용액 조사

《‘레저활동은 중국, 골프는 태국과 필리핀, 마사지와 스파는 싱가포르에서….’ 여행수지가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올해 1∼8월 중 한국인들은 태국과 필리핀에서 골프장 지출을 늘리고 프랑스에서는 화장품 구입을 줄이는 등 새로운 해외 소비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비씨카드와 함께 1∼8월 한국인들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조사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11개 은행 회원사 공동 브랜드인 비씨카드의 회원은 약 2000만 명으로 국내 경제활동인구(약 2400만 명)의 83%에 이른다.

○佛 화장품 구입 줄고 濠 유학 늘어

국가별로 신용카드 사용액 상위 10개 업종을 조사한 결과 중국에서는 지난해 순위권 밖이었던 레저활동 업종의 사용액이 15억 원으로 8위에 올랐다. 패키지여행을 떠날 때 ‘옵션’에 해당하는 항목으로 수상스키, 승마, 스쿠버다이빙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호주에서는 대학 학비 항목이 51.6% 증가한 반면 캐나다는 같은 항목의 증가율이 12.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유학 대상지로 캐나다보다 호주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가 사용액 순위도 지난해 4위였던 캐나다와 5위였던 호주가 올해 자리를 맞바꿨다.

유학 업계는 이런 추세가 캐나다달러화 강세 및 물가 상승과 상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골프장 지출이 각각 4억5000만 원과 1억7000만 원을 나타내며 사용액 상위 업종에 새롭게 진입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홍콩에서는 종합의류 항목의 구입비가 2배 이상 늘었다. 또 싱가포르는 호텔비가 36.8% 증가하고 마사지 및 스파 이용액이 2억7000만 원으로 새로 순위에 들어 ‘고급 휴양지’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반면 국산 고급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비씨카드 회원들이 프랑스에서 화장품 구입에 쓴 돈은 20% 이상 감소했다.

○ 유럽 소비 주춤, 아시아 지출 급증

이번 조사에서는 마카오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서 신용카드 지출이 급증한 반면 유럽권의 경우 사용액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액 상위 30개국을 조사한 결과 신흥 카지노 국가로 부상한 마카오의 사용액이 전년보다 164.7% 증가한 63억 원으로 28위에서 21위로 올라섰다. 필리핀도 관광객 급증으로 사용액이 전년보다 105% 증가하며 11위에서 9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반면 국내에서 관광지로 인기가 높았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순위가 내려갔다.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 상위 10개국에 마카오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터키 캄보디아 등 중동 및 아시아 국가가 9개나 이름을 올린 반면 하위 10개국에는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과 미국 캐나다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사용액 순위에서 2위인 중국의 2.6배인 2730억 원으로 여전히 선두를 지켰지만 교육서비스 외에는 다른 항목 지출이 크게 늘지 않아 사용액 증가율은 30개국 중 24위였다.

이준화 비씨카드 조사연구팀장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멀고 비싼 유럽보다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쇼핑을 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 해외여행 열풍 반영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지난해 1∼8월 6824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9083억 원으로 33.1% 늘어 최근의 해외여행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업종별로는 의류, 가전제품, 스포츠용품, 잡화점 등의 사용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의료서비스 지출과 시계 보석류 구입 금액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의료서비스는 종전 인기 지역이었던 중국과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지출이 줄면서 46억3000만 원에서 37억9000만 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의료 대행업체 관계자는 “비용이 만만찮게 드는 데다 국내 의료기술과 해외 의료기술이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진료 신청자가 조금씩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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