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특집]‘TV 2.0 大戰’

  • 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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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도봉동에 사는 이모(28) 씨는 매일 출근하기 전 TV 날씨 채널에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한다.

최근 집에 인터넷(IP) TV를 설치한 이 씨는 “지금까지는 자세한 날씨를 보려면 TV 뉴스를 보거나 PC를 켜 인터넷에 접속해야 했는데, 이제는 날씨 채널에서 정보가 나와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날씨 정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IPTV가 기존 TV에 비해 훨씬 많은 채널을 운영할 수 있고 양방향 통신망을 활용한 정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 이처럼 TV2.0 시대를 여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진화하는 TV, ‘TV2.0’ 시대 여는 기업들

하나로텔레콤은 IPTV인 ‘하나TV’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7만여 편 이상의 영화, 드라마 등을 제공한 결과,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가입자를 55만 명으로 늘렸다.

KT도 이달 5일부터 ‘메가TV’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TV로 신문을 보는 ‘TV신문’, TV로 종교 활동 등에 참여하는 ‘커뮤니티’ 등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았다. 연내 가입자 목표는 30만 명.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에 대응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중심으로 ‘DV’라는 공동 브랜드를 내놓고 TV쇼핑, TV정부 등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케이블TV방송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요 서비스인 CJ케이블넷의 ‘헬로우D’, C&M의 ‘C&M디지털케이블TV’, 티브로드의 ‘I-디지털TV’ 등이 총 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영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IPTV와 케이블TV의 경쟁에 대해 “초반에는 케이블TV가 콘텐츠 경쟁력에서 우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판도 변화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기업은 ‘365℃’컨소시엄을 5월 출범하고 ‘TV포털’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 출시하는 디지털TV에 뉴스, 날씨, 주식 등 인터넷 정보를 리모컨 조작만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인포링크(InfoLink)’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도 TV포털 서비스를 가정 내 자동화 서비스인 홈네트워크와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인터넷 기업도 IPTV에 발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KT와 협력을 맺고 IPTV 검색 서비스를 연내 제공할 계획이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IPTV 시범사업을 마친 뒤, 4월 다음의 손수제작물(UCC) 등을 손쉽게 즐기는 휴대용 IPTV인 ‘다음 고 타비(go TAVI)’를 선보였다.

최두환 KT 신사업부문장(부사장)은 “TV2.0은 TV의 프로그램 생산, 배급, 시청 장소, 채널 선택 방식, 진입 사업자 등 모든 면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는 콘텐츠와 연계된 새로운 광고전략 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V 2.0 서비스 비교
서비스 메가TV하나TV디지털TV포털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 사업자KT하나로텔레콤삼성전자, LG전자+SK텔레콤 등케이블TV사업자
서비스방식스트리밍 방식+VODVODVOD케이블 실시간 전송+VOD
서비스 대상초고속인터넷 이용자초고속인터넷 이용자TV 이용자케이블TV 가입자
요금제정액제+PPV(pay per view)정액제+PPV무료+PPV정액제+PPV
서비스 시작2004년 ‘홈엔’으로 시작2007년 ‘메가TV’로 변경2006년 7월2007년 말 예정2005년 2월

자료: 각 회사

○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TV2.0 시장의 전망은?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TV 패러다임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홍콩의 PCCW, 프랑스의 프랑스텔레콤이 IPTV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도 IPTV 상용화에 들어갔다.

또 미국의 ‘티보’ 등 PVR(Personal Video Recorder), 미국 슬링미디어의 ‘슬링박스’, 일본 소니의 ‘로케이션 프리’ 등 DMA(Digital Media Adapter) 등의 기기가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PVR는 영상저장 기능을 갖춰 TV를 보며 광고를 건너뛰거나 생방송을 일시 정지시키는 등 개인화된 방송시청을 할 수 있으며, DMA는 해외에서도 인터넷만 있으면 집안의 TV방송을 보도록 해준다.

애플이 내놓은 ‘애플TV’, 인텔의 ‘바이브(Viiv)’는 PC에 있는 영상을 TV로 전송해 주는 제품.

이와 같이 PC와 TV 간 영역은 물론 방송의 시간, 장소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시장을 재편하는 TV2.0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IPTV의 법제화가 국내 시장에 TV2.0이 도입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지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TV2.0 시대는 기존의 매체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TV 시청 선택권이 높아지지만, 국내에선 법 제도 문제 등에 막혀 아직 서비스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시장 경쟁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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