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협상 10년만에 무분규 타결하나

  • 입력 2007년 9월 2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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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타결할 수 있을까.

현대차지부는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1994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여 온 강경노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 이유 중 각종 정치적 이슈를 놓고 벌인 파업 등을 제외하고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순수 임단협 파업만'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현대차 노조의 무분규 기록은 모두 4번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해 노사협상이 무분규로 마무리될 경우 역대 5번째, 그리고 10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를 기록하는 것이다.

2일 현대차 노사협상 기록에 따르면 그동안 현대차 노조의 파업 이유는 대부분 노사협상과 관련된 임단협 파업이 가장 많지만 1996-1997년에는 노동법 개정 반대파업, 2000년에는 대우자동차 매각 반대파업, 2003년에는 비정규직법 및 주 5일 근무제 촉구파업, 2006-2007년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파업 등 다양한 이슈의 정치파업도 적지 않았다.

실제 유일한 무분규의 해로 기록되고 있는 1994년 이외에 1995년부터 1997년 사이 3년간의 임단협 노사협상이 파업 없이 무분규로 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무분규 배경은 노조 창립 이후 지나친 강경투쟁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이 파업을 자제하고 실리 노조를 명분으로 내건 이영복 노조위원장의 집행부(1994-1995)를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이영복 노조위원장 집행부는 공약대로 파업 없이 실리적 협상을 펼친 끝에 높은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95년에는 노사협상 일정보다 두 달 앞서 조합원 분신사건이 발단이 돼 불법파업이 벌어졌고 7일간(5.17-5.22) 휴업조치를 맞기도 했다.

또 차기 정갑득(1996-1997.현 금속산별노조 위원장) 노조위원장 집행부도 강경 노선으로 분류되면서 정치 파업에도 앞장섰지만, 노사협상에서는 합리적 투쟁 전술을 펴면서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타결한 것으로 기록 돼 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재임 중이던 시기인 1996년 연말부터 1997년 1월 중반에도 노동계의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에 현대차 노조가 적극 나서 정치파업을 벌이면서 1997년에도 연초 9일간(1.10-1.18)의 휴업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현재 현대차 지부는 지난달 3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2.9%로 파업을 가결시켜놓고 있다.

노조는 그러나 회사 측에서 3일 본교섭을 재개하자는 요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기간(10일)이 끝나 오는 4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데도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일단 회사와 교섭을 통해 임단협 타결을 모색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3일 재개될 현대차 노사의 11차 교섭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1차 제시안에서도 예년과 달리 동종업계의 임단협 타결 수준을 상회하는 내용으로 일괄제시안을 냈던 회사 측이 이번 교섭에서 어떤 제시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만약 3일 본교섭에서 현대차 노사가 극적 타결을 이끌어낸다면 현대차 지부는 사상 5번째의 무분규 타결, 1997년 이후 10년만의 무분규 타결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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