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적자 ‘환란 이후 최대’ 14억 달러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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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1∼6월) 경상수지 적자폭이 1년 전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나 반기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상품수지는 흑자였지만 해외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열심히 수출해 벌어들인 돈을 해외여행과 유학 등으로 써 버린 셈이 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2007년 6월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는 14억32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적자 규모(4억2640만 달러)보다 3.4배로 늘었다.

이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101억4150만 달러) 이후 반기 기준으로 1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월간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5월에 이어 6월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3월과 4월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워낙 커 이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상반기 경상수지가 악화된 것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이 컸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기업들의 수출 증가로 132억38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억6750만 달러가 늘어났다.

하지만 서비스수지는 누적 적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88억7510만 달러에서 올해 105억753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반기 기준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해외여행과 유학, 연수에 따른 적자액이 72억6950만 달러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의 68.7%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허찬국 소장은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해외 소비가 활성화된 측면도 있지만 국내의 교육과 의료, 관광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 게 근본적 문제”라며 “서비스수지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국내 서비스 산업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폭은 당초 한은이 전망했던 수준”이라며 “하반기(7∼12월)에는 34억 달러의 흑자를 내 올해 전체로는 2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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