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전문인력 “金봤다”

  • 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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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원개발 관련 연구소의 A 박사는 최근 국내 기업으로부터 “현재 연봉의 3, 4배에다 100억 원의 스톡옵션을 얹어 주겠다”는 파격적인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고 하는데 부사장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최근 건설회사, 금융회사, 정보기술회사 등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자원개발 쪽에 전문성이 없는 회사여서 모두 거절했다”며 “몇 년 새 자원개발 전문인력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석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원개발 전문인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건설과 금융업에서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문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연봉 3, 4배 올려주고 100억 스톡옵션” 파격 스카우트 제의 받기도

○ 새 투자처로 각광… 금융권도 가세

최근 국제 금속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유전 분야의 자원개발 인력난이 금속광물 개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경남기업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 진출을 위해 2005년 대한광업진흥공사 장병두 해외자원본부장과 해외개발팀 과장급 2명을 각각 해외자원부문 총괄 사장과 상무, 부장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경남기업이 지난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는 데다, 자원개발 전문 운용사는 전문인력을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관련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해외 금속자원개발 사업을 맡고 있는 광진공의 이모 팀장을 부장급으로 영입했다.

국내 최초로 유전개발 펀드를 내놓은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올해 3월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이모 씨를 차장급으로 영입했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대우인터내셔널 에너지개발팀에서 2년간 근무해 자원개발과 금융 분야에 모두 경험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광진공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면서 퇴직자까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수요 비해 인력 공급 턱없이 부족

자원개발 분야의 인력난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학의 자원개발 관련 학과가 외환위기 이전에 14곳에서 5곳으로 줄면서 인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석유가스와 광물자원개발 전문인력은 248명과 292명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목표대로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려면 석유가스 부문만 2008년 985명, 2013년 2020명, 2016년에 2495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자원개발 인력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면서 광진공, 한국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전문 공기업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광진공이 12일 마감한 신입 및 경력사원 공채는 30명 모집에 2693명이 지원해 평균 9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1∼6월) 공기업 평균 입사경쟁률(57 대 1)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경쟁률이 높아져도 실무 경력을 갖춘 쓸 만한 전문인력은 많지 않다”는 게 자원개발 업계의 고민이다.

산업자원부 당국자는 “자원개발아카데미를 통해 현장 인력을 재교육하고 자원개발 특성화 대학 지정 등을 추진해 장기적으로 자원개발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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