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풀 가동’ GM대우 베트남 하노이 공장을 가다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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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설립된 GM대우 베트남 하노이 공장 비담코는 GM대우의 하나뿐인 해외 공장이다. GM이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비담코를 언론에 공개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제공 GM대우자동차
1993년 설립된 GM대우 베트남 하노이 공장 비담코는 GM대우의 하나뿐인 해외 공장이다. GM이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비담코를 언론에 공개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제공 GM대우자동차
지난달 26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GM대우자동차 비담코(VIDAMCO) 공장. 오전 7시 반 360여 명 전 직원이 공장 앞마당에 모여 한국의 국민체조와 비슷한 아침 체조로 일과를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이미 기온은 35도. 에어컨도 없는 찜통 같은 공장 안에서 직원들은 1개 라인을 통해 5개 차종을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있었다. 신차 수요가 급증해 두 달 전부터 출근을 한 시간 앞당겼다.

품질관리팀 직원 래꾸언신(45) 씨는 “캡티바(한국명 윈스톰)는 현재 계약 후 출고까지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라며 “일주일에 3번 잔업에다 토요일 특근까지 하고 있지만 수당을 넉넉히 챙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캡티바’ 주문 4200대나 밀려

도요타에 이어 베트남 신차 판매 순위 2위 업체인 GM대우는 5개 차종 중 시보레 캡티바를 제외하곤 모두 대우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비담코의 작년 총판매량은 1391대. 예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최악의 실적이었다. 가뜩이나 작은 시장(연간 신차 판매 4만 대 안팎)에 베트남 정부가 강력한 자동차 억제책까지 편 결과다.

베트남 정부는 미비한 교통시설에 비해 차량 수요가 폭증하자 2003년 5%대였던 자동차 특별소비세를 지난해 50%까지 올렸다.

비담코는 얼어붙은 시장을 깨기 위해 올해 초부터 ‘캡티바 180일 작전’을 펼쳤다. 6개월간 매일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 사항을 점검하고 이를 조립라인과 AS팀에 반영했다.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황의순 공장장은 “현지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9년으로 숙련도가 높지만 평균 월급은 160달러(14만7200원) 정도”라며 “근면하고 손재주가 좋은 현지인을 꾸준히 교육시킨 결과 ISO 9001(국제 품질경영 인증)을 획득하는 등 품질은 한국 부평공장 제품 못지않다”고 말했다.

마케팅 담당 이상호 부장은 “캡티바의 주문이 4200대나 밀려 있어 올해 전 차종 판매 목표를 2000대에서 6000대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2010년 年 30만 대 시장으로

하노이 중심가는 오전 6시부터 젊은이와 오토바이로 붐볐다.

8600만 명의 인구 중 60%가 1975년 베트남전쟁 이후에 태어난 30세 이하 젊은이다. 오토바이는 등록대수만 1600만 대로 자동차 등록대수(81만 대)의 약 20배나 된다.

호텔에서 만난 종업원 쭈반라(26) 씨는 “베트남 젊은이들의 꿈은 자동차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 우도 로시 회장은 “최근 젊은층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연간 4만 대 안팎의 신차 판매 시장은 2010년에는 30만 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인 비담코 법인장은 “수요 급증에 맞춰 현재 공장 옆 약 2만 ㎡에 새 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을 3배로 늘릴 계획”이라며 “경차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하는 마티즈와 신차 캡티바의 성공을 바탕으로 도요타를 제치고 1위로 올라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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