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不정책 덕분에 30년 연속 흑자 가능했죠”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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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제2차 석유파동 때다.

창립한 지 4년 된 특수 기능성 내·외장재 전문 생산업체인 삼우이엠씨에 위기가 닥쳤다. 석유파동 때문에 거래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받아야 할 어음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 회사 창업자 정규수(64) 회장은 좋은 신용을 바탕으로 3개월 안에 어음 문제를 해결했지만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경영은 잘돼서 흑자가 나고 있는데도 1900만 원 때문에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당시 일본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회장의 ‘댐처럼 경영하라’는 말을 신문에서 보고 평생의 경영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삼우이엠씨는 그 이후 부도는 물론 적자 한번 내지 않았다. 1977년 창업 이후 30년 연속 흑자를 냈고 창업 후 5년 만에 국내 업계 1위로 올라선 후 25년 동안 1등도 한번 놓치지 않았다.

○ 댐식 경영과 3불(不) 정책

삼우이엠씨의 30년 연속 흑자 밑바탕에는 정 회장이 위기 때 깨친 ‘댐식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정 회장은 댐식 경영에 대해 “댐에 물을 채워 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듯 회사도 돈을 비축해 뒀다가 꼭 필요한 시기에 쓰는 경영”이라고 했다.

삼우이엠씨는 외환위기로 매출이 급감하던 시기에도 비축된 자금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험한 파고를 무난하게 넘을 수 있었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1998년에도 이 회사는 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정 회장의 또 하나의 경영원칙은 ‘3불 정책’이다.

3불 정책은 △역사가 짧은 기업 △재무제표가 나쁜 기업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역사가 짧은 기업은 회사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거래를 기피한다. 기업의 도덕성을 따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재무제표가 나쁜 기업은 현금지불능력이 떨어져 자금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우이엠씨는 국내 우량기업을 위주로 거래해 왔다.

주 거래처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LG필립스LCD 등 LG그룹 계열사, 하이닉스 등이다.

정 회장은 “당장 매출이 줄더라도 이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말했다.

○ 기술력으로 승부

삼우이엠씨는 기술력도 뛰어나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클린룸용 ‘SGP(Steel Gypsum Partition)’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SGP는 먼지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클린룸 안에 사용되는 내장재로 먼지가 달라붙지 않는다.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공장의 ‘무정전 패널’도 삼우이엠씨 기술연구소의 대표 발명품이다.

TFT-LCD 공장은 반도체 공장처럼 먼지 방지가 필수. 먼지가 패널에 붙어 있으면 LCD로 옮아갈 수 있기 때문에 아예 패널 자체에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우이엠씨는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 1620억 원, 당기순이익 95억 원을 냈다.

정 회장은 “미래 10년을 대비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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