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노조, 민노총 탈퇴가 진짜 이기는 길이다

  • 입력 2007년 6월 13일 2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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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파업 하기 전에 작업물량이나 확보하라.” “한미 FTA로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다면 파업에 동참하겠지만….”

현대·기아자동차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결정에 따라 25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자 이에 비판적인 조합원들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글들이다. 파업을 원치 않는다는 글 속에 정상적인 생산활동의 대가로 삶의 질을 높이고 싶어 하는 조합원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

반(反)FTA 파업은 근로조건과 관계없을뿐더러 조합원 투표도 거치지 않았다. 이를 강행하면 불법 정치파업이 된다. 경제의 재도약을 열망하는 대다수 국민에게는 이런 파업에 신물이 난다. 회사와 개개인의 장래를 걱정하는 노조원들도 민주노총의 ‘업(業)으로서의 파업’에 들러리 서기를 지겨워하고 있다.

한미 FTA의 최대 수혜자(受惠者)는 자동차회사와 그 직원들이다. 미국의 수입관세가 내려가면 대미 수출액이 한 해 14억 달러 증가하는데 그중 8억 달러가 자동차산업에서 나온다. 미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디트로이트에서 한미 FTA 비준 반대를 공언한 것도 그 때문이다.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이라면 몰라도 대표적인 수혜 업종 근로자들이 FTA 반대 파업을 한다면, 이들은 이미 근로자가 아니라 정치꾼이라 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에서 일본은 멀리 앞서 가고 중국은 바짝 추격해 오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유럽과 한국이 뒤쫓아 온다”며 회사 측에 먼저 임금 동결을 제안했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 이후 1994년만 빼고 작년까지 해마다 파업을 했다. 도요타자동차와 현대차 중 어느 쪽이 더 잘나갈지는 따져 볼 필요도 없다.

현대중공업은 12년간 무(無)쟁의 기록을 세우면서 수주량과 순이익에서 해마다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근로자 가운데 어느 쪽이 사회와 가족 앞에 스스로 자랑스러울까.

현대차 노조가 진실로 살 길은 정치파업을 강요하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탈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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