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 정부 “어쩔 도리 없다”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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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 추이
시기가격 (단위: L당 원)
전국서울
1월 평균1410.721474.86
2월 평균 1402.381465.14
3월 평균 1455.961532.02
4월 평균 1505.161576.76
5월 평균 1537.641606.78
6월 4∼8일1554.041620.62
자료: 한국석유공사

기름 값이 치솟아 서울시내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L당 1800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1997년 유가(油價) 자율화가 실시되면서 기름 값 결정권이 각 정유사로 넘어가 이를 통제할 만한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12일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A 주유소는 휘발유를 L당 1779원에 판매해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주관한 ‘민관 유가동향 점검회의’에서는 “하반기(7∼12월)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70달러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수입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5%에서 3%로 낮춰 주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 석유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0.8%에 그치고, 나머지는 모두 정유회사 제품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수입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춰도 석유 수입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도 석유제품의 고시가격을 현행 공장도가격에서 실거래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정유사가 사전에 한국석유공사에 가격을 고시한 뒤 대리점이나 주유소에 공급할 때는 시장 상황에 따라 L당 30∼60원 할인해 주던 관행을 고쳐 정유사의 ‘이중가격 구조’를 없애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실제 공급가가 노출되면 평균 가격보다 더 비싸게 공급받는 주유소와 대리점의 반발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 대신 정유업계는 휘발유 값의 절반 이상이 세금인 만큼 정부에 고(高)유가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8일 열린 산자부와 정유업계 대표들의 간담회에서 정유사 대표들은 유류세의 인하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5월까지 휘발유 가격이 8.7% 올랐지만 유류세는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유류세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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