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특수 건설주 ‘고공비행’…업종지수 28% 이상 뜀박질

  • 입력 2007년 6월 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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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건설 주가가 지난달 21일 6190원에서 이달 4일까지 단숨에 2만4700원으로 급등했다. 이 회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20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구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발표한 이후 10일 연속 상한가에 올랐다. GS건설도 베트남 정부에서 사업 허가를 받은 ‘냐배 신도시’ 개발의 총매출이 약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주가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달 28% 이상 오르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주택수 1000명당 275채… 내수도 성장 여력

낙관적 전망 속 ‘선별 투자’ 강조 의견 많아

○ 급증하는 해외 수주

건설업종의 강세는 새로운 성장동력인 해외의 대형 개발사업이 국내 주택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GS건설의 올 1분기(1∼3월) 플랜트 부문 해외 수주액은 약 68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80억 원)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형렬 연구원은 “현재 중동지역은 1980년대 초 ‘오일 쇼크’에 버금가는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며 “넘쳐나는 오일 머니로 2010년까지는 각종 인프라 시설을 확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지역 수주금액은 2004년 36억 달러(약 3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엔 95억 달러(약 8조8000억 원)로 급증했다. 올해엔 128억 달러(약 11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에도 국내 건설 업체의 해외공사 미수금이 적지 않은 등 위험이 컸던 만큼 투자 시에는 사업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해외 수주 급증에다 최근 확정된 ‘주택법 시행규칙’으로 불확실성도 없어졌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이선일 연구위원은 “‘주택법 시행규칙’은 당초 예상보다 건설사의 비용 부담을 줄였다”며 “정부가 주택 가격은 묶어 놓으면서 주택 공급은 늘려 건설경기를 부양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주택 시장은 건설업체 매출의 30∼50%를 차지한다”며 “한국의 1000명당 주택 수는 275채로 일본 수준(422채)에 이르려면 약 25년이 걸릴 만큼 성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성장동력 갖춘 업체 찾아 선별 대응 필요

하지만 국내 건설업종 전반에 대한 긍정적 기대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업체에 선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대한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업종 강세는 중동지역 등 해외 수주 급증 때문”이라며 “중동에서 수주할 능력이 있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분양가 상한제’는 건설업계의 가장 큰 악재로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줄고 기업의 실적도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위원은 “남북경협 기대감, 신도시 개발, 대통령선거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 건설업종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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