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가 뛰자 코스피는 날았다…美증시 상승에 1,700 돌파

  • 입력 2007년 6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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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31일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 소식에 급등세를 타면서 1,700 선을 가뿐히 돌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이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활짝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코스피지수가 31일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 소식에 급등세를 타면서 1,700 선을 가뿐히 돌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이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활짝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전문가들 “이달 중 조정 가능성… 폭은 크지 않을 듯”

“건설-자동차-금융 등 유망… 中 증시가 최대 변수”

국내 증시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 가면서 31일 코스피지수 1,700 선을 순식간에 돌파했다. 전문가들조차 ‘고삐 풀린 말’처럼 오르고 있는 주가에 대해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증시는 30일 중국 증시가 6.5% 폭락한 것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엔 38포인트 급등하면서 1,700 선을 가뿐히 넘어섰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를수록 조정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본보가 이날 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긴급 설문을 돌린 결과, 9명이 “6월에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미국 경제 낙관 영향이 컸다’

이날 주가 상승의 기폭제는 미국 증시의 상승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날 중국 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택경기 침체가 길어질 수 있지만, 미국 경제는 갈수록 호전될 것’이란 내용이 들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문이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세계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내용에 투자 심리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명 중 9명 “6월에 조정 온다”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본보가 설문조사한 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9명이 ‘6월 조정’ 가능성을 높게 봤다.

조정을 거치지 않고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과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 등 2명뿐이었다.

구 센터장은 “1,600 선까지 떨어질 순 있겠지만 이를 조정으로 보긴 힘들다”며 “국내 경기와 기업 이익이 양호한 편이고 중국의 성장 추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증시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종현 센터장도 “지금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시장의 방향성보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라는 점에서 조정이 오더라도 그 폭과 기간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이 온다고 답한 리서치센터장 가운데 5명은 조정폭을 50∼100포인트로, 2명은 50포인트 이내로 예상했다. 즉 100포인트 이내에서 제한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조정폭이 100∼200포인트로 다소 깊을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센터장과 한화증권 이종우 센터장 등 2명이었다

김영익 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1분기(1∼3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추가 상승 발표가 단기 과열된 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최대 변수는 중국

6월 투자 유망업종은 센터장마다 달랐다. 삼성증권 유재성 센터장은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해외 수주 실적이 양호한 건설업종과 자동차, 지주회사 등을 투자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센터장 등은 금융주 가운데 특히 증권주를 주목했다. 증권주는 자본시장통합법이라는 호재에다 증시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 투자 1순위로 꼽힌다.

이 밖에 SK증권 전우종 센터장은 경기가 차츰 회복되면서 내수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고 동부증권 신성호 센터장은 유틸리티(공공재 성격이 강한 산업)업종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한편 6월 증시의 최대 변수로는 역시 ‘중국’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푸르덴셜증권 우영무 센터장은 “6월 증시는 아시아 시장 전체의 등락이 중국시장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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