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 Premium… “1%, 그분들만을 위해”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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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및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값이 싸야 많이 팔린다’는 경제학의 수요 법칙을 무시하는 제품들이 있다. 이른바 ‘극(極)프리미엄’ ‘울트라프리미엄’ 상품들이다. 이들은 오히려 비싼 가격을 무기 삼아 특별한 소수의 소비자만을 공략한다.

○ “초특급 고객만 오라”

LG전자가 2004년 말부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71인치 금장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극프리미엄의 대표작. 주문형 생산 제품이어서 고객의 선택 품목에 따라 값이 달라지지만 최저 가격이 7000만 원. 24K 금으로 TV 외관을 도금한 진짜 ‘금 TV’다. 아랍의 왕족과 귀족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까지 1000대 이상 팔려 나갔다.

삼성전자가 2005년 명품(名品) 휴대전화로 개발한 ‘세린폰’은 어지간한 휴대전화 서너 대 값인 100만 원대. 유럽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전문 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중국, 중동 지역 등에서는 이른바 ‘울트라프리미엄 고객’만 공략 대상이다. 극프리미엄 제품은 한국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 샤프의 6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는 1590만 원짜리. 그러나 대기업 임원과 중소기업 사장들을 상대로 매달 20여 대가 꾸준히 팔려 나간다고 샤프전자 측은 귀띔했다.

덴마크의 명품 홈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뱅앤드올룹슨’의 초고가 스피커인 ‘베오랩5’(1쌍 2422만 원)도 국내 상위 1% 고객만 공략해 재미를 보고 있다. 소니가 한국 시장에 내놓은 캠코더 중 가장 비싼 ‘HDR-SR1’ 제품(149만8000원)은 보통 30만 원대인 실속형 일반 제품의 5배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파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 회사 이미지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

삼성전자는 인간문화재가 직접 노트북 컴퓨터 표면에 옻칠 작업을 한 ‘옻칠 노트북 컴퓨터’를 국내외의 최고 VIP에게 선물로 증정해 왔다. 삼성전자는 일반 노트북 컴퓨터보다 최소 100만 원 이상 더 비싼 이 노트북 컴퓨터를 ‘극프리미엄 제품’으로 상용화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

전자 및 IT 업계가 ‘소품종 최고가’의 극프리미엄 제품에 이처럼 신경 쓰는 이유는 회사 전체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금장 PDP TV나 최고급 우드 PDP TV 같은 제품은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규모의 경제’를 포기하고 상위 1%만을 노린 제품”이라며 “이들의 인기는 해당 국가나 지역의 전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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