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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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7월 1일자로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이 지주회사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다른 대기업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4대 그룹 가운데는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워커힐호텔 지분 전량을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出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곧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7개 자회사, 27개 손자회사 거느려

SK㈜는 지주회사(가칭 SK홀딩스)와 사업자회사(가칭 SK에너지화학)로 분할된다.

SK㈜는 앞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충족 기한인 2009년 6월까지 기존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인 SK홀딩스가 SK에너지화학,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E&S, SKC, SK해운, K-POWER 등 7개 주요 사업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로 바뀐다. 또 이들 자회사는 SK인천정유, 대한송유관공사, 텔링크 등 27개 회사를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SK㈜는 “순자산 분할비율에 맞춰 기존 주주는 1주당 지주회사 주식 0.29주, 사업자회사 주식 0.71주를 나눠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 지배구조 단순화로 경영 효율성 제고

SK㈜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 결정에 대해 “경영효율성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이사회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간의 복잡한 지배구조로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지주회사 전환 소식에 힘입어 SK㈜의 주가는 전날보다 4200원(4.73%) 오른 9만30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또 지배구조가 수직 출자구조로 단순화되면 각 계열 자회사의 독립 경영 체제가 보장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 점도 지주회사 전환의 배경이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과 SK케미칼이 대주주로 있는 SK건설은 수직 출자구조의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사촌 형제간의 지분 정리와 계열 분리 행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SK네트웍스는 워크아웃 조기졸업할 듯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워커힐호텔 지분 전량, 약 40.69%(325만5598주)를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하기로 했다. 금액으로는 1200억여 원이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다음 주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하고 4년 만에 경영 정상화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의 채권단 관계자는 “최 회장의 주식 무상 출연에 따라 이번 주에 워크아웃 졸업 관련 안건을 채권단에 통보하고 서면동의를 받은 뒤 다음 주 조기졸업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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