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의 출현 가능성, 중국과 인도의 금리 인상 등 추가 상승을 저지할 만한 악재가 남아 있어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내 주요 기업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세
국내 증시의 상승 배경으로는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첫손가락으로 꼽힌다.
미국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세계 증시는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주요 43개국 증시 가운데 중국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멕시코 등 27개국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택경기 불안 및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남아 있긴 하지만 세계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도 낮은 물가,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이를 엔진으로 삼아 한국 증시도 재차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매입세와 국내 증시 축 다변화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데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역할이 컸다.
5일째 ‘사자’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날도 1656억 원어치를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했다. 개인 역시 584억 원어치를 순매입하면서 나란히 장세를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특히 국내 대표업종인 정보기술(IT) 부문에서 4일 연속 매입세로 나서 35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신호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 등이 외국인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1,500 선을 넘어선 데는 증시의 축이 다변화된 영향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으나 이제 조선 건설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가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의 체질이 강해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 ‘1,500 선 안착은 일러’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4, 5월은 부분적으로 조정이 있더라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1,550 선 정도에서 한 차례 매물 벽에 부딪힐 가능성은 있지만 추가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CJ투자증권 조익제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인도 등 경기 과열을 걱정하는 국가들이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의 고삐를 죌 수 있다는 것이 돌발 변수”라며 “1분기 실적이 안 좋아 조금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LG필립스LCD, 12일 포스코, 13일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차례로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증권업계에선 이들 기업의 1분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어 실적 발표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복병이 될 소지도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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