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은행 만든다 내년 상반기 전자단말기 도입할 것”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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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내년 상반기(1∼6월) 중에 은행 창구에서 전표를 없애고 전자 단말기를 도입해 ‘종이 없는 은행’이 된다.

강정원(사진) 국민은행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점에서 본보 기자를 만나 “지난해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손잡고 1년여 동안 ‘종이 없는 은행’ 사업을 추진해 왔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국민은행 전 점포의 창구에 전자 단말기가 배치된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현재 국민은행은 고객이 입출금하거나 돈을 이체할 때 쓰는 전표 용도로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4억5000만 장의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전표 대신 전자 단말기가 도입되면 조직과 업무의 군더더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종이 없는 은행’ 사업을 ‘PPR(Paperless Process Reconstruction·종이 없는 과정으로의 개조)’라고 불렀다.

앞으로 국민은행 창구에는 고객 전자 단말기 구실을 하는 15인치 소형 노트북이 배치될 예정이다. 고객이 단말기에 전자 펜으로 자신의 개인정보와 금융 업무를 입력하면 전자 서식이 완성되고,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KB데이터시스템’의 전자문서보관소로 옮겨져 저장되는 방식이다.

강 행장은 “앞으로는 금융상품 소개도 전자 단말기를 활용할 것”이라며 “고객의 모든 금융자산이 단말기를 통해 한눈에 확인되기 때문에 ‘종이 없는 은행’은 고객 상담을 더욱 전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등 은행’의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1등은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사업은 국내 은행권의 영업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강 행장에게 어느 TV 오락 프로그램에서처럼 ‘국민은행은 네모(빈칸)다’라는 질문을 던지고 빈칸을 채워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10초간 빙그레 웃더니 “국민은행은 ‘최고 은행’이다”라고 했다.

인터뷰 중 그는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최고가 되려면 가장 강한 분야를 집중 개발해야 하는데, 한국은 정보기술(IT)이 강하지 않습니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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