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미 FTA 협상시한 내 결판…연장 없다"

  • 입력 2007년 3월 30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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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1일 오전 7시(한국시간)로 정해져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 시한 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타결이 되건, 결렬이 되건 협상 시한 안에 결판을 내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협상 시한의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협상시한이 연장될 것이라는 일부 인터넷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당초 예정돼 있던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의 대외경제장관회의도 예정대로 개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측이 협상시한의 연장을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협상장에서 대표간에 오간 얘기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민주당내에서 협상 시한 연장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정부 입장은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그 대목은 정식으로 접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청와대 "한미 FTA, 국익과 여론 놓고 대치 중"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오전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즉시 청와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막판 협상 상황을 보고받고 협상단에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 등 협상단에 막판 쟁점 사항들에 대한 최종 지침을 시달했지만, 청와대는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침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은 한미 FTA 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서도 최종 순간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가타부타 언급을 피하는 표정이다.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 전날 전화통화 후 미국측의 협상 태도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한국입장으로서 선뜻 수용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들도 섣불리 협상 전망을 예단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이다.

현재 협상 상황에 대해 윤 수석은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 플러스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딱 전선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묘사했다.

다음은 윤 수석의 한미 FTA 협상 상황에 대한 정례브리핑 문답.

-오전 어떤 보고가 이뤄졌나?

"오늘 아침 현재까지의 협상 진척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협상 수석대표로부터 '여러 가지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양 정상의 통화 이후 약간의 변화들이 있는 것 같다'는 식의 보고가 있었다. 대통령도 같은 톤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떤 변화인가?

"현재 국면으론 밝힐 수 없다."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변화가 '약간(a little)' 있다는 것이다."

-타결 쪽으로 변화인가?

"본인이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라면 앞을 내다보기 너무 쉬운데 상대방은 외교 및 협상의 대국 미국이고 우리도 나름대로는 최고의 전문가가 모인 대표단인데 항상 상대방이 있는 것이다. 전망이 정말 어렵다. 항상 마지막 현안 하나 때문에 모든 게 99%가 물 건너 갈 수 있는 거고, 여러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는 거다. 현재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 플러스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딱 전선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타결시키고 싶은데 저쪽에서 양보 못하면 못하고 저쪽이 요구하는 것 중에 정말 민감한 문제 안 해주면 안 되는 거고 그런 변수가 남아있는 거다."

-대통령 언급 중 중점 사안에 대한 것은 없었나?

"있었다. 협상 끝나기 전까지 밝힐 수 없다."

-쟁점에 대해 지침을 내린 것인가?

"큰 가닥이다. 이것은 도저히 안된다, 된다 이런 거 있지 않느냐."

-도저히 안 되는 건 무엇인가?

"통상교섭본부로 알아봐라. 그간 기사에 다 나와 있다."

-쌀은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은 유효하나?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이 귀국하면 꼭지 몇 개 딴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오늘 아침 보고로 보면 협상팀에 전권 준 건 아닌가?

"항상 협상팀에는 전권이 가 있다. 마지막 마지노선을 제외하고는."

-지금 이후 어떤 과정 거쳐 언제쯤 대통령이 결심하나?

"일단 협상 데드라인에 맞춰 마지막으로 밀고 당기고 할 거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예정대로 대외경제 장관회의는 한다. 비공개이나 대통령이 주재 안한다. 경제부총리가 주재하고, FTA 관련 장관들 다 참석한다."

-데드라인 임박 시 가닥을 못 잡으면 한미 대통령이 또 통화할 가능성이 있나?

"상상에 맡기겠다."

-오늘 아침 보고에서 우리의 입장은 정리가 되어 있나?

"당연하다."

-오후 관계장관 회의할 때 서로 이견 보이는 것은 조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인가?

"그렇다. 협상이라는 것은 A에 대해 B로 나오면 C로 대응하고, B'로 나오면 C'로 대응하고 하는 식이다."

-타결한다는 큰 방향이 있어 낮은 중간단계라도 하나?

"타결이 안 되면 낮은 단계라도 해야 된다는 식은 아닌 것 같다."

-담화는 언제 나오나?

"일요일 12시인데, 만약 타결되면 미뤄질 가능성이 약간 있다. 날짜가 미뤄진다는 거다. 미국측 입장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협상 시한은…?

"물리적으로는 내일 새벽까지라도 가야지."

-미국 민주당에서 협상 연장 이야기 있다. 연장 생각은 전혀 없나?

"정식접수된 바 없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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