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부시 FTA 통화…쇠고기 개방일정 절충한 듯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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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의 순간 앞둔 한-미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결단의 순간을 맞았다. 통상장관급 최종 회담 나흘째인 29일 오전 양국 협상 주역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협상장에 들어가고 있다. 왼쪽 사진은 김종훈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왼쪽)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오른쪽 사진은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왼쪽)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 이훈구  기자
결단의 순간 앞둔 한-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결단의 순간을 맞았다. 통상장관급 최종 회담 나흘째인 29일 오전 양국 협상 주역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협상장에 들어가고 있다. 왼쪽 사진은 김종훈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왼쪽)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오른쪽 사진은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왼쪽)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 이훈구 기자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9일(한국 시간) 전화통화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마지막 쟁점으로 남아 있던 자동차와 농업, 섬유 문제 등에 대해 중점 논의한 것은 협상이 사실상 타결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낳게 한다.

한국 정부는 이미 ‘31일 0시경 협상 타결→31일 오전 협상 타결 언론 브리핑→4월 1일 노 대통령 대(對)국민 담화→4월 2일 피해 계층에 대한 지원책 발표’ 등 협상 타결을 전제로 한 관련 일정표를 마련해 둔 상태다.

○ 시한 내 협상 타결 가능성

당초 한미 양국 정상 간의 통화는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최종 타결을 한 뒤 30일 오후 늦은 시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청와대 관계자도 최근 “한미 양국 정상이 직접 주고받기를 하다 실패하면 후유증이 엄청나다”면서 “통화를 하더라도 협상이 최종 타결된 뒤 덕담을 나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당초 예상과 달리 29일 전격적으로 통화를 하고 핵심 쟁점에 대한 절충을 시도했다는 것은 양국 모두 FTA 체결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협상단 내부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31일 0시를 전후해 협상 타결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 막판 주고받기 형태는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 양국이 어떤 분야를 ‘빅딜(주고받기)’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비서관은 양국 정상이 자동차, 농업, 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절충안을 갖고 통화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노 대통령은 쌀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양 정상이 논의한 농업 문제엔 쇠고기 문제 등이 포함됐지만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이 서로에 가장 민감한 문제인 쌀과 개성공단 문제는 일단 피해 나가되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융통성을 발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협상단 안팎에서는 노 대통령이 쇠고기 개방 일정을 부시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장해 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 협상장 분위기는 이미 반전

통상장관급 회담 나흘째인 이날 한미 양국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직접 마주앉아 섬유와 농업, 자동차 등 남은 핵심 쟁점을 놓고 ‘몰아치기 주고받기’에 나섰다.

이날 협상에는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 김종훈 한미 FTA 협상단 수석대표 등이 총출동했고 미국도 농업협상을 이끌고 있는 리처드 크라우더 USTR 수석협상관이 귀국을 연기하며 막판 줄다리기에 나섰다.

난항을 거듭한 분야도 많았지만 전에 비해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산자부 이 차관은 “지난 이틀간 섬유 고위급 협상을 통해 우회수출 방지대책, 양허(개방)안,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원산지 인정 문제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상당 부분 의견차를 좁혔다”고 밝혔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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