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FTA청문회서 韓 성토 “美제품에 경제적 철의 장막”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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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20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국은 미국 제품들에 관세와 세금, 각종 규제를 합친 경제적 철(鐵)의 장막을 쳐 왔다. 한국 시장이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 제품에 완전히 개방될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샌더 레빈 미 하원의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0일 처음으로 열린 미국 의회의 한미 FTA 청문회. 이날 의원들과 증인으로 참석한 미 업계 대표들은 한국의 시장 개방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치 미 행정부에 “절대 양보하면 안 된다”는 강한 압력을 넣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느껴질 정도였다.

청문회를 주관한 레빈 하원 세입위 산하 무역소위 위원장은 “이번 FTA 협상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 제품을 차별하는 한국 정부의 오래되고 해로운 관행에 능동적으로 맞설 것이냐, 수동적으로 남아 있을 것이냐를 결정할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레빈 위원장은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 주 출신 13선 의원. FTA 협상이 타결되면 하원에서는 ‘무역소위→세출위→본회의’를, 상원에서는 ‘재무위→본회의’를 각각 통과해야 한다.

무역대표부(USTR) 캐런 바티아 부대표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득이 170억 달러에서 430억 달러에 이른다”며 “아직 많은 중요한 이슈가 남아 있지만 이달 말까지 마무리 지은 뒤 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자동차와 쇠고기 등 농산물, 공산품의 한국 시장 개방이 분명한 목표”라며 “쌀도 예외 없는 개방 대상이다. 쇠고기도 한국이 국제 기준을 따르도록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 분야 업계를 대표해 나온 증인들은 FTA 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의회가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드 자동차의 스티븐 비건 부사장은 “지난해 한국은 미국 시장에 7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한 반면 미국은 한국 시장에서 4000대 판매에 그쳤다”며 한국 정부의 안전 및 환경 규제, 배기량에 따르는 세금 구조, 수입 제품 구매를 꺼리는 민족주의를 3대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엔 2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해 대여섯 명의 의원만 자리를 지키는 다른 한반도 관련 청문회와 대조를 이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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