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 주가 잇달아 최고치 경신
지난해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증시는 연달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21일(현지 시간)에는 다소 하락했지만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그 전날까지 4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22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5.58엔(1.09%) 오른 1만8108.79엔으로 2000년 5월 이후 6년여 만에 1만8000엔을 돌파했다.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인 중국과 인도의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각각 12%, 3% 올랐고 베트남은 지난해 말에 비해 44%나 폭등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선진국, 신흥시장 가릴 것 없이 ‘글로벌 랠리’(상승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런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한국 증시 역시 동조화(coupling)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론 지난해 10조 원 넘게 국내 주식을 팔아 치웠던 외국인이 매입세로 돌아섰다는 점과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가 수급(需給) 여건을 개선시켰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올해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 규모는 각각 9595억 원, 5270억 원으로 증시의 커다란 활력소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최근 전해진 6자회담 타결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13일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전격 타결되면서 한국 증시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완화된 점이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대기업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최근 외환시장이 안정세인 것도 지수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 상승 이어질지는 불투명
하지만 국내 주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내부적인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중도 인출)다. 해외 펀드로 갈아타려는 개인투자자들의 환매가 이어지면서 주식형 펀드 자금은 이달 들어서만 20일까지 6730억 원이 줄어들었다.
주식형 펀드가 그동안 한국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올해 자산운용사들이 2조 원어치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것도 고객들의 환매 요청 때문이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파트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주요 상장기업의 1분기(1∼3월) 실적을 최근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6월 이후 별다른 조정을 받지 않고 올라왔다는 점도 불안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너무 올라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다.
외국인들의 움직임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차익 실현에 나선다면 그 물량을 받아 줄 매입 세력이 부족해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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