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증시 “사방을 둘러봐도 내편은 별로 없네”

  • 입력 2007년 1월 29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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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새해 '1월 효과'는 없었다. 29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4.97% 떨어졌다.

그렇다면 2월 증시에서는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고개를 가로 젓는' 전문가들이 많다. 2월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전망이다.

2월 국내 증시에 미칠 주요 변수를 점검해본다.

●해외펀드에 쏠리는 자금

증권가에선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국내 증시로 유입될 돈이 해외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러면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

한국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월간 수탁액은 지난해 11월 1조3800억 원에서 12월 3조9000억 원으로 폭발적인 증가 추세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해외펀드로 과도하게 자금이 쏠리면서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긴축

국내외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악재다.

작년 말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린 중국이 추가로 지준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지는데다 일본도 올해 1분기(1~3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의 지준율 인상,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 강화조치로 시중자금이 급격히 회수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자금이동을 유발시켜 증시 유동성을 축소시킨다.

●부동산 시장 위축은 증시악재

정부의 초강경 부동산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것도 증시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와 부동산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건설경기가 덩달아 침체되고, 이 여파가 증시에서는 투자심리 악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불투명한 기업실적

기업실적은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큰 요소. 올해 기업실적이 투자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필립스LCD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 쇼크(기대치를 밑도는 실적 발표)' 수준의 실적을 발표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수출기업은 원-달러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내수기업들은 국내 경기침체로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만약 환율이 950선을 넘으면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증시 조정 가능성

연초 세계 증시는 아시아와 유럽증시를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해외 증시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조정을 받는다면 한국에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2월중 재개되는 6자회담으로 한국에 대한 국가위험도(컨트리리스크)가 감소할 지도 주목된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6자회담 재개가 지난해 북한 핵실험 이후 고조된 한국투자리스크를 낮추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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