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대론 안된다” 비상경영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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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영 여건을 이겨 내고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찾아라.’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연초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노사관계 악화, 대통령선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증폭 등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각 그룹은 최고경영자(CEO)들과 임원, 해외법인장을 불러 모아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또 미래 생존전략을 마련하거나 구체적인 실적 개선을 위한 실행 계획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 오너들까지 직접 나선 삼성과 LG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진 회의에서 “올해는 고객가치 창출 성과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해 경영진을 긴장시켰다.

구 회장은 18, 19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강유식 ㈜LG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 LG의 CEO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CEO 전략 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실적 악화 등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LG는 매년 8월에 실시하던 이 회의를 올해는 1월로 앞당겨 실시했다.

LG그룹 관계자는 “한 해 동안 해야 할 일을 더욱 명확히 정의해 실행력을 강화하자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연초부터 신년사 등을 통해 그룹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가져 줄 것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

이 회장은 2일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창조 경영’을 올해 경영 화두로 내세우며 “영원한 1등은 존재하지 않으며, 삼성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정상의 발치에서 주저앉을 것”이라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2일부터 25일까지 삼성전자 글로벌 현지법인의 임원급 이상 160여 명을 서울로 불러 모아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주재하며 그룹 최고경영층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전파한 뒤 적극 대처해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 ‘비상경영’ 체제 확산되는 재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수 침체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그룹이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사실상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정 회장은 올해 예상되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수시로 부회장 및 사장단과 경영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김동진 부회장 등 경영진은 최근 해외법인장과 국내 영업소장 등을 모아 놓고 현대차의 위기상황을 강조하고 분발을 촉구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2007년의 성장 동력을 해외 사업에서 찾기로 한 SK그룹은 연초부터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24일부터 27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참석한다. 이들은 세계 주요 정치 지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만나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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