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부 경제라인 재경원 출신들이 장악…약될까 독될까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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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옛 재정경제원 출신 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핵심 거시경제정책 라인은 물론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는 다른 부처 장관으로도 잇달아 발탁되는 추세다.

재경원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통합돼 만들어진 뒤 1998년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로 분화되기 전까지 존속한 부처다.

○ 경제부처 장악한 ‘재경원의 힘’

우선 이들은 주요 경제부처 장관으로 대거 포진해 있다.

재경원의 맥을 잇는 재경부, 예산처, 금감위는 ‘당연히’ 재경원 출신인 권오규(행정고시 15회) 경제부총리, 장병완(17회) 예산처 장관, 윤증현(10회) 금감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이용섭(14회)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성진(15회)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김영주(17회) 국무조정실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경제부처를 사실상 ‘접수’했다. 후임 국조실장에 임명된 임상규(17회)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역시 재경원 출신이다.

청와대의 핵심 경제 포스트도 휩쓸고 있다.

변양균(14회) 대통령정책실장을 비롯해 김용덕(15회) 경제보좌관, 윤대희(17회) 경제정책수석비서관, 김대기(22회) 경제정책비서관, 이승우(22회) 국민경제비서관 등은 재경원에서 선후배로 한솥밥을 먹었다.

차관급 중에는 변재진(16회) 보건복지부 차관, 박병원(17회) 재경부 제1차관, 진동수(17회) 재경부 제2차관, 정해방(18회) 예산처 차관, 김석동(23회) 금감위 부위원장이 있다.

이 밖에 경제부총리와 예산처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거친 전윤철(4회) 감사원장도 재경원 시절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수산청 등에 나가 있었지만 ‘재경원 인맥’으로 꼽힌다.

○ 능력 우수하지만 ‘독식’ 부작용도

최근 재경원 출신 인사들의 부상(浮上)은 정권 말 안정적인 경제 운용을 위해서는 행정력이 검증된 정통 경제 관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제 현상 전반을 다뤘던 재경원 업무 특성상 어느 부처에서도 평균 이상의 업무 처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특정 부처 출신의 지나친 요직 독점과 견제 기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과거 함께 일했던 사람들끼리만 서로 밀어주고 끌어당긴다는 지적 등 다른 부처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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