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오리무중’…분양은 ‘외화내빈’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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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망

토지보상비-대선 앞둔 개발공약 등 상승요인 여전
강력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오름폭 크지 않을 듯

지난해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집값, 새해에는 어떻게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워낙 변수가 많아 정확한 집값을 전망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처럼 폭등하지는 않고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들은 단순히 전망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집값을 움직일 수 있는 변수들을 살펴볼 것을 권했다. 지난해에도 각종 연구기관들은 전국 평균 집값이 2∼4%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9.7%나 올랐다.

○ 집값 상승?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 200명을 대상으로 2007년 아파트 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5%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1일 밝혔다.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국가가 주도하는 각종 개발에 따라 엄청난 토지 보상비가 풀려 부동(浮動)자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종 개발공약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연세대 서승환(경제학) 교수는 “각종 보상금으로 주택 수요가 많아졌는데 올해 공급물량은 이에 크게 못 미쳐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분양은 내년 이후이고 재건축도 거의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20∼30% 줄어드는 데다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로 기존 매물까지 줄어 공급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급이 감소하면 일단 호가(呼價)가 올라간다”며 “올봄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발표 예정인 강남권을 대체하는 3기 신도시가 지난해 10월 검단신도시 발표 때처럼 주변 주택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

○ 집값 안정?

그러나 집값 상승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연초부터 은행권이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데다 대출금리도 최고 연 7%대에 올라선 점이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의 박원갑 부사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금리가 오름세를 타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의 과표적용률이 공시가격의 70%에서 80%로 오르는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주택시장에서 점점 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종 세금과 대출규제 등을 감내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도 일단 집값 안정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집값 폭등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연이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리지 않고 규제만 강화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재개발 ‘활짝’, 재건축 ‘찡그림’

재개발은 올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U-턴 프로젝트’로 용산구와 성동구 일대를 강남 지역 못지않게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심 노후지역 개발을 위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확대되면 강북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재건축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개발이익환수제와 소형평형의무비율 등 각종 규제로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 사업성을 기대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이외에는 마땅한 주택 공급이 없어서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새해 주택시장 변수

상승 요인하락 요인
경기-·경제성장률 둔화
·금리 인상 가능성
정책·2008년 청약제도 개편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종합부동산세 과표적 용률 70%→80%
·대출규제 강화 및 분양 가상한제 확대 적용
수급·신규 입주물량 감소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
-
투자심리·대선공약의 규제 완화 기대감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수요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개발호재·강남 대체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뉴타운 사업 추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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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분양 계획

주택공급 주로 강북지역 몰려
지방에선 충남-부산 가장 많아

올해 주택 분양시장은 외화내빈(外華內貧)에 시달리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총공급량은 크게 늘어나지만 서울 강남권은 100채 미만 소형 단지가 대부분인 데다 경기 일대에서도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분양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9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2008년 청약제도 개편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입지여건 외에 청약 시기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373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새로 공급할 주택(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은 총 46만7524채(860개 단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초 건설사들이 밝힌 연간 분양예정 물량(39만8442채)보다 17%가량 늘어난 것으로 일단 규모 면에서는 풍성해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분양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단지가 145곳, 8만4000여 채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실제 공급량은 유동적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만9000여 채, 경기 14만3000여 채, 인천 1만8000여 채로 수도권에서만 전체의 40%인 19만 채가 쏟아진다.

서울에서는 재개발이 한창인 성북구 종암동(삼성물산건설부문 1161채), 성동구 성수동(두산중공업 600채) 등 주로 강북지역에 공급이 몰려 있다. 반면 강남권에서는 전체 규모가 100∼200채 안팎인 소형 단지가 대부분인 데다 그나마 분양물량도 별로 없다.

경기도에서는 남양주시 진접지구, 용인시 흥덕지구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1000채 이상의 대단지가 분양된다. 흥덕지구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돼 분양가는 낮지만 평형에 따라 5∼10년간 되팔 수 없다. 판교신도시는 지난해 동시분양 이후 남은 물량이 공급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검단신도시 발표로 분양 열기가 달아올랐던 인천에서는 송도국제도시, 청라지구 등에서 포스코건설, 중흥건설이 새 아파트를 내놓는다. 검단동에서도 대주건설이 9월경 896채를 선보인다.

지방에서는 행정복합도시의 후광이 기대되는 충남(61곳, 4만6096채)과 부산(67곳, 4만4628채)의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이 밖에 울산(29곳, 1만5853채)과 전남(12곳, 7600채)의 분양물량도 크게 늘어 작년의 2배 정도가 될 전망이다.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에서는 남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예정돼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올해 분양 예정인 주요 단지

<서울>
분양 시기위치건설사평형
1월서대문구 냉천동동부건설24∼41 681(179)
성북구 종암동삼성건설16∼431161(513)
3월성북구 하월곡동대우건설24, 41 714(50)
4월동대문구 답십리동한신공영24∼40 725(65)
5월동작구 사당동대성산업24∼32 154(70)
성동구 성수1가두산중공업50∼70 600(200)
용산구 용문동이수건설24∼45 198(133)
9월강남구 역삼동SK건설34, 48 240(144)
서초구 방배동금호건설40∼69 84
10월은평구 진관내동(은평뉴타운)롯데건설·삼환기업18∼53 707(574)
18∼65 335(259)
현대산업개발·태영21∼65 230(190)
18∼53 187(141)
34∼65 298(227)
34∼65 300(249)
18∼65 255(142)
25∼65 241(132)
대우건설·SK건설18∼65 318(257)
21∼53 379(289)
18∼65 378(238)
18∼65 208(165)
11월용산구 신계동대림산업24∼43 760(367)

<인천·경기>
분양 시기위치건설사평형
1월수원시 입북동GS건설32 921(687)
용인시 영덕동신동아건설41∼53 776
인천 송도동GS건설34∼1111069
2월인천 고잔동한화건설미정4685
3월광주시 송정동우정건설30∼50 800
남양주시 진접읍동부건설34∼551705
안성시 공도읍벽산건설미정1421
오산시 양산동대림산업28∼601668
용인시 상현동현대건설38∼70 860
화성시 향남면한화건설33∼481333
4월광주시 탄벌동경남기업33∼46 975
파주시 탄현동경남기업33∼451960
5월파주시 탄현면대림산업34∼961350
안성시 공도읍대주건설33∼561099
인천 송도동포스코건설30∼601400
6월김포시 감정동신안건설산업32∼611154
7월안성시 공도읍경기지방공사16∼251559
8월남양주시 진접읍신안321200
9월김포시 걸포동동양건설산업33∼681780

남양주시 오남읍대림산업25∼571302
안성시 당왕동성원건설33∼451280

을苑?원동

성원건설34∼542271
인천 부개동대우건설미정1051
10월용인시 양지면대성산업34∼641200
파주시 교하읍동양메이저건설24∼45 880
11월평택시 팽성읍이수건설33∼581119
12월평택시 동삭동월드건설33, 441379

<대구·경북>
분양 시기위치건설사평형
1월대구 상인동화성산업24∼582420(810)
3월대구 성당동삼성물산·대림산업24∼633466(1038)
구미시 옥계동우미건설34∼451032
4월대구 옥포면삼환기업26∼421196
경주시 용강동한일건설32∼482191
5월대구 유천동현대산업개발34∼711576
포항시 창포동신일35∼561835
9월대구 평리동대우건설23∼441819(447)
11월대구 월성동현대산업개발34∼531103

<광주·전남·전북>
분양 시기위치건설사평형
2월군산시 수송동세영종합건설31∼371031
3월광주 수완동대주건설35∼391207
여수시 웅천동신영34∼552749
4월광주 광천동호반건설산업34∼521133
순천시 매곡동삼환기업24∼531080(332)
전주시 송천동 1가현대산업개발40∼65 782
9월광주 수완동현진미정1028

<강원>
분양 시기위치건설사평형
3월춘천시 사농동롯데건설33 669
5월원주시 우산동신일건업20∼40 886(190)
8월원주시 태장동신도종합건설미정1662
괄호는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분이며 괄호가 없으면 전체가 일반 분양분. 건설회사 사정에 따라 분양 일정과 규모는 바뀔 수 있음. 자료: 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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