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비-대선 앞둔 개발공약 등 상승요인 여전
강력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오름폭 크지 않을 듯
지난해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집값, 새해에는 어떻게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워낙 변수가 많아 정확한 집값을 전망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처럼 폭등하지는 않고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들은 단순히 전망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집값을 움직일 수 있는 변수들을 살펴볼 것을 권했다. 지난해에도 각종 연구기관들은 전국 평균 집값이 2∼4%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9.7%나 올랐다.
○ 집값 상승?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 200명을 대상으로 2007년 아파트 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5%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1일 밝혔다.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국가가 주도하는 각종 개발에 따라 엄청난 토지 보상비가 풀려 부동(浮動)자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종 개발공약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연세대 서승환(경제학) 교수는 “각종 보상금으로 주택 수요가 많아졌는데 올해 공급물량은 이에 크게 못 미쳐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분양은 내년 이후이고 재건축도 거의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20∼30% 줄어드는 데다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로 기존 매물까지 줄어 공급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급이 감소하면 일단 호가(呼價)가 올라간다”며 “올봄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발표 예정인 강남권을 대체하는 3기 신도시가 지난해 10월 검단신도시 발표 때처럼 주변 주택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
○ 집값 안정?
그러나 집값 상승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연초부터 은행권이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데다 대출금리도 최고 연 7%대에 올라선 점이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의 박원갑 부사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금리가 오름세를 타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의 과표적용률이 공시가격의 70%에서 80%로 오르는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주택시장에서 점점 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종 세금과 대출규제 등을 감내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도 일단 집값 안정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집값 폭등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연이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리지 않고 규제만 강화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재개발 ‘활짝’, 재건축 ‘찡그림’
재개발은 올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U-턴 프로젝트’로 용산구와 성동구 일대를 강남 지역 못지않게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심 노후지역 개발을 위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확대되면 강북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재건축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개발이익환수제와 소형평형의무비율 등 각종 규제로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 사업성을 기대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이외에는 마땅한 주택 공급이 없어서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새해 주택시장 변수 | ||
| 상승 요인 | 하락 요인 |
경기 | - | ·경제성장률 둔화 ·금리 인상 가능성 |
정책 | ·2008년 청약제도 개편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 ·종합부동산세 과표적 용률 70%→80% ·대출규제 강화 및 분양 가상한제 확대 적용 |
수급 | ·신규 입주물량 감소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 | - |
투자심리 | ·대선공약의 규제 완화 기대감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수요 |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
개발호재 | ·강남 대체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뉴타운 사업 추진 가속화 | - |
◆주요 분양 계획
올해 주택 분양시장은 외화내빈(外華內貧)에 시달리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총공급량은 크게 늘어나지만 서울 강남권은 100채 미만 소형 단지가 대부분인 데다 경기 일대에서도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분양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9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2008년 청약제도 개편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입지여건 외에 청약 시기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373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새로 공급할 주택(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은 총 46만7524채(860개 단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초 건설사들이 밝힌 연간 분양예정 물량(39만8442채)보다 17%가량 늘어난 것으로 일단 규모 면에서는 풍성해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분양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단지가 145곳, 8만4000여 채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실제 공급량은 유동적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만9000여 채, 경기 14만3000여 채, 인천 1만8000여 채로 수도권에서만 전체의 40%인 19만 채가 쏟아진다.
서울에서는 재개발이 한창인 성북구 종암동(삼성물산건설부문 1161채), 성동구 성수동(두산중공업 600채) 등 주로 강북지역에 공급이 몰려 있다. 반면 강남권에서는 전체 규모가 100∼200채 안팎인 소형 단지가 대부분인 데다 그나마 분양물량도 별로 없다.
경기도에서는 남양주시 진접지구, 용인시 흥덕지구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1000채 이상의 대단지가 분양된다. 흥덕지구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돼 분양가는 낮지만 평형에 따라 5∼10년간 되팔 수 없다. 판교신도시는 지난해 동시분양 이후 남은 물량이 공급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검단신도시 발표로 분양 열기가 달아올랐던 인천에서는 송도국제도시, 청라지구 등에서 포스코건설, 중흥건설이 새 아파트를 내놓는다. 검단동에서도 대주건설이 9월경 896채를 선보인다.
지방에서는 행정복합도시의 후광이 기대되는 충남(61곳, 4만6096채)과 부산(67곳, 4만4628채)의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이 밖에 울산(29곳, 1만5853채)과 전남(12곳, 7600채)의 분양물량도 크게 늘어 작년의 2배 정도가 될 전망이다.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에서는 남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예정돼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올해 분양 예정인 주요 단지
을苑?원동
지방에선 충남-부산 가장 많아<서울> 분양 시기 위치 건설사 평형 채 1월 서대문구 냉천동 동부건설 24∼41 681(179) 성북구 종암동 삼성건설 16∼43 1161(513) 3월 성북구 하월곡동 대우건설 24, 41 714(50) 4월 동대문구 답십리동 한신공영 24∼40 725(65) 5월 동작구 사당동 대성산업 24∼32 154(70) 성동구 성수1가 두산중공업 50∼70 600(200) 용산구 용문동 이수건설 24∼45 198(133) 9월 강남구 역삼동 SK건설 34, 48 240(144) 서초구 방배동 금호건설 40∼69 84 10월 은평구 진관내동(은평뉴타운) 롯데건설·삼환기업 18∼53 707(574) 18∼65 335(259) 현대산업개발·태영 21∼65 230(190) 18∼53 187(141) 34∼65 298(227) 34∼65 300(249) 18∼65 255(142) 25∼65 241(132) 대우건설·SK건설 18∼65 318(257) 21∼53 379(289) 18∼65 378(238) 18∼65 208(165) 11월 용산구 신계동 대림산업 24∼43 760(367) <인천·경기> 분양 시기 위치 건설사 평형 채 1월 수원시 입북동 GS건설 32 921(687) 용인시 영덕동 신동아건설 41∼53 776 인천 송도동 GS건설 34∼111 1069 2월 인천 고잔동 한화건설 미정 4685 3월 광주시 송정동 우정건설 30∼50 800 남양주시 진접읍 동부건설 34∼55 1705 안성시 공도읍 벽산건설 미정 1421 오산시 양산동 대림산업 28∼60 1668 용인시 상현동 현대건설 38∼70 860 화성시 향남면 한화건설 33∼48 1333 4월 광주시 탄벌동 경남기업 33∼46 975 파주시 탄현동 경남기업 33∼45 1960 5월 파주시 탄현면 대림산업 34∼96 1350 안성시 공도읍 대주건설 33∼56 1099 인천 송도동 포스코건설 30∼60 1400 6월 김포시 감정동 신안건설산업 32∼61 1154 7월 안성시 공도읍 경기지방공사 16∼25 1559 8월 남양주시 진접읍 신안 32 1200 9월 김포시 걸포동 동양건설산업 33∼68 1780 남양주시 오남읍 대림산업 25∼57 1302 안성시 당왕동 성원건설 33∼45 1280 성원건설 34∼54 2271 인천 부개동 대우건설 미정 1051 10월 용인시 양지면 대성산업 34∼64 1200 파주시 교하읍 동양메이저건설 24∼45 880 11월 평택시 팽성읍 이수건설 33∼58 1119 12월 평택시 동삭동 월드건설 33, 44 1379 <대구·경북> 분양 시기 위치 건설사 평형 채 1월 대구 상인동 화성산업 24∼58 2420(810) 3월 대구 성당동 삼성물산·대림산업 24∼63 3466(1038) 구미시 옥계동 우미건설 34∼45 1032 4월 대구 옥포면 삼환기업 26∼42 1196 경주시 용강동 한일건설 32∼48 2191 5월 대구 유천동 현대산업개발 34∼71 1576 포항시 창포동 신일 35∼56 1835 9월 대구 평리동 대우건설 23∼44 1819(447) 11월 대구 월성동 현대산업개발 34∼53 1103 <광주·전남·전북> 분양 시기 위치 건설사 평형 채 2월 군산시 수송동 세영종합건설 31∼37 1031 3월 광주 수완동 대주건설 35∼39 1207 여수시 웅천동 신영 34∼55 2749 4월 광주 광천동 호반건설산업 34∼52 1133 순천시 매곡동 삼환기업 24∼53 1080(332) 전주시 송천동 1가 현대산업개발 40∼65 782 9월 광주 수완동 현진 미정 1028 <강원> 분양 시기 위치 건설사 평형 채 3월 춘천시 사농동 롯데건설 33 669 5월 원주시 우산동 신일건업 20∼40 886(190) 8월 원주시 태장동 신도종합건설 미정 1662 괄호는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분이며 괄호가 없으면 전체가 일반 분양분. 건설회사 사정에 따라 분양 일정과 규모는 바뀔 수 있음. 자료: 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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