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 깜짝 미소, 겁먹었던 증시 “휴~”

  • 입력 2006년 12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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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세 마녀’는 겁만 주다가 슬그머니 물러갔다.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등 세 가지 파생상품의 동시 만기일이었던 14일 주식시장은 개장 전 우려와 달리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10포인트(2.54%) 급등한 1,418.3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7778억 원어치를 순매입(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13억 원, 6092억 원을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입액을 뺀 것)했다. 코스닥지수는 605.89로 전날 종가에 비해 7.54포인트(1.26%) 상승했다. 》

증권전문가들은 “파생상품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적잖은 매물 부담이 증시를 압박했지만 그저 위협으로만 끝났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설 만한 시기”라고 말했다.

○“긍정적 기대가 매물 부담 눌렀다”

트리플 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세 마녀의 날)로 불리는 이번 파생상품 동시 만기일이 특히 관심을 모았던 것은 급격하게 불어난 매수차익거래 잔액 때문이었다. 증권전산에 따르면 13일 기준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4조1166억 원으로 직전 만기일이었던 9월 14일의 2배에 가까웠다.

기관투자가가 잔액 규모에 부담을 느껴 매물을 대량으로 시장에 쏟아내면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1조 원 안팎의 순매도가 예상됐던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3345억 원의 순매입을 보였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연말 배당을 노린 8000억 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안정적으로 받아 낸 것.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는 매수차익거래 잔액을 청산하지 않고 다음 달로 이월하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7월부터 바뀐 프로그램 매매 관련 규제의 영향으로 국내 연기금이 매매 패턴을 급격하게 바꿀 수 없게 된 것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12월 들어 환율 부담으로 주가가 많이 내려 세계 증시에서 한국 주식의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며 “이날 대거 ‘사자’ 공세를 펼친 외국인들도 이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15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전망도 나쁘지 않아 남은 매물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 잔액 규모는 증시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치와 비례한다”며 “내년 초쯤 매물이 청산되더라도 증시의 큰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주 매수기회” 연말랠리 기대감

올해의 마지막 악재로 지목됐던 파생상품 동시 만기일을 별 탈 없이 넘기면서 본격적인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환율 부담으로 최근 급격히 하락한 대형주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다.

삼성증권 김락기 연구위원은 “12일 기준으로 대형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0.3배로 중형주(13.0배)나 소형주(22.5배)보다 낮다”며 “실적 전망이 좋은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환율 부담이 덜한 대형 내수주와 배당주를 중심으로 연말 바겐세일을 노려볼 만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증권 최보근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소비재, 산업재, 의료 업종을 중심으로 2007년에 성장이 유망한 종목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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