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공기업 전문성-미래 가능성에 더 후한 점수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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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을 실시한다. 왼쪽부터 ①한국전력 신입사원 연수과정 중 하나인 조별 상황극 발표 ②에너지관리공단 신입사원들이 업무 향상을 위해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있는 모습 ③한국토지공사 신입사원들이 오대산∼하조대에 이르는 53km 길을 걸은 뒤 휴식하는 모습. 사진제공 각 기업
구직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을 실시한다. 왼쪽부터 ①한국전력 신입사원 연수과정 중 하나인 조별 상황극 발표 ②에너지관리공단 신입사원들이 업무 향상을 위해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있는 모습 ③한국토지공사 신입사원들이 오대산∼하조대에 이르는 53km 길을 걸은 뒤 휴식하는 모습. 사진제공 각 기업
‘높은 보수와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요즘 구직자들 사이에서 공기업은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구직자 56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5명 중 1명꼴로 공기업을 꼽았다. 공기업이 극심한 취업난과 노동시장의 불안 속에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도 신입사원 선발 방식과 직장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토익 고득점과 단순 상식 시험만으로 입사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전공과목에 대한 심층 지식과 인물 됨됨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선발의 주요 기준이 되는 추세다.

취업포털 관계자는 “공기업의 서류전형이라도 통과하려면 토익점수가 970점 이상은 돼야 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토익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일부 공기업은 토익 900점 이상이면 모두 영어 만점 처리를 하는 대신 전공시험의 변별력을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직장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변화를 거부하고 미래가 보장된 현실에 안주하려는 ‘철밥통’은 살아남기 힘들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조직도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구호를 앞세워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한국토지공사의 채용 담당자는 “적극적인 자기개발로 전문성을 높여 업무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근성이 없다면 입사 후에도 보람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한국전력공사

전형별 ‘허들식 채용 시스템’으로 우수 인재 가려내

한국전력의 비전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인 전력회사’다. 신입사원 채용은 학력과 연령 제한을 폐지하는 등 능력 위주의 공개선발을 원칙으로 한다.

채용 절차는 △외국어 성적과 국가기술자격증 등을 기준으로 하는 서류전형 △전공과 상식을 테스트하는 1차 직무능력종합평가(필기시험) △논술과 인성 적성검사, 개별 및 집단토론,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으로 진행되는 2차 전형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과하면 신원조회와 신체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발된다.

한전은 ‘논술시험’을 통해 통합적인 논리력을 측정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또 전형 단계별로 면접과 인성 및 적성검사를 실시해 기본 자질과 세부 역량을 철저히 검증하는 ‘허들식 채용 시스템’으로 우수 인재를 가려낸다. 특히 사외 전문가를 참여시켜 면접 기능을 대폭 높였고 필기시험의 주관식 병행과 전공 프레젠테이션 면접 도입 등으로 전공능력을 검증하는 데 신경을 썼다.

선호하는 지원자 유형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꾸준한 자기개발 노력 등 성실성이 돋보이는 사람 △긍정적 사고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사람 △전공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해 입사 후 현장 적응성이 뛰어난 사람이다.

● 에너지관리공단

개인 역량 중시… 지원서에 출신교 기입란 없애

현재 2007년도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 중. 전형방식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이며 모집분야는 사무직과 기술직이다.

모집 전 분야에서 학력과 연령, 성별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장애인, 저소득층 취업보호대상자, 국가기술자격 소지자 및 특수 자격과 면허 소지자(변호사 공인회계사 기술사) 등을 우대한다.

2007년도 신입직원 채용에서는 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중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응시자의 연령 학력 전공 제한을 폐지하고 입사지원서의 출신학교 기입란을 삭제했다. 또 양성 평등과 이공계 취업난 해소를 위해 여성채용 목표제와 이공계채용 목표제를 함께 실시한다.

기존의 연공서열식 인사평가 시스템에서 벗어나 능력과 성과에 따라 승진과 전보가 이뤄지도록 간부급 전원에 대해 인터넷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해 인사에 반영하고 있다. 1급 직원을 배치했던 주요 보직에 역량 있고 참신한 인재를 발탁하기도 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공계 박사와 기술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채용도 확대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이 에너지관리공단이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 한국토지공사

2003년부터 제로베이스制도입… 이공계 50% 채용

1년에 두 차례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한 번에 약 180명을 뽑는다. 신입사원 선발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 및 적성검사, 신체검사 및 신원조사의 순으로 이뤄진다.

업무능력과 학력은 별개라는 판단에 따라 2003년부터 ‘제로베이스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우선 입사지원서에서 학력 기재란을 없앴다. 이에 따라 입사지원서에 학교명이나 학교 소재지를 포함해 출신 지역과 가정환경 등을 적는 난이 없다. 면접은 완전 무자료 방식(일명 블라인드 인터뷰)으로 이뤄진다.

이공계 채용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여 기술 자격자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또 전체 채용인원의 5% 범위 내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제도화했다.

한국토지공사의 채용 담당자는 “직원이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면 회사가 적극 지원해 주는 것도 토공이 가진 매력”이라며 “국내 대학과 대학원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해외 연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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