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는 무엇으로 가는가… 차세대연료차 경쟁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코멘트
폴크스바겐에서 개발한 고열 연료전지 패키지. 사진 제공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에서 개발한 고열 연료전지 패키지. 사진 제공 폴크스바겐
《6일 오후 독일 베를린 테겔 공항.

가판대에 진열된 현지 신문들은 일제히 “쾰른지역의 정전사태는 에너지 파동의 시작이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고 있었다.

5일 독일 쾰른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은 유럽 전역으로 전파돼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100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7일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2006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인류는 머지않아 대규모 정전사태와 기상이변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

기상이변을 불러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다. 화석연료에만 매달리다간 자동차업종 자체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 경쟁에 총력을 쏟고 있다.

○ 차세대 자동차 전쟁 격화

BMW 수소엔진자동차 하이드로젠7 제원
배기량6000cc
엔진형식V형 12기통
출력260마력
100km/h 도달9.5초
최고속도230km/h(제한)
수소 주행거리200km
휘발유 주행거리300km
공차 중량2460kg
CO₂ 배출량
(수소 사용 시)
5.2g/km
CO₂ 배출량
(휘발유 사용 시)
332g/km

BMW는 8일 한국 일본 등 5개국 기자 40명을 베를린으로 초청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수소엔진자동차 발표회를 가졌다.

수소를 전기로 변환해 모터를 동력원으로 하는 연료전지차와 달리 수소엔진차는 기존의 가솔린 엔진을 개조해 수소를 직접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BMW 마케팅 담당자인 안톤 라이징거 씨는 “수소엔진차는 수소가 떨어졌을 때 휘발유로도 갈 수 있고 차의 움직임도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차세대 자동차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며 “연료전지차는 기술 개발의 속도나 제조원가의 측면에서 볼 때 상용화되는 것은 상당히 먼 미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MW는 내년에 할리우드 스타와 영향력 있는 정치인 등 100명에게 리스 형식으로 수소차를 대여할 계획이다.

○ BMW 수소차 몰아 보니

8일 오후 2시 베를린 슈프레 강변의 BMW 수소차 발표회장 앞.

BMW의 수소차인 ‘하이드로젠7’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인 연료전지차와는 달리 ‘부르릉’ 하고 시동이 걸렸지만 배기구에서는 하얀 수증기만 나올 뿐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시내구간을 벗어나 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에서 끝까지 가속페달을 밟자 속도계는 금세 시속 200km를 넘었다. 엔진 음색은 디젤차와 비슷했다.

주행 중 수소와 휘발유 전환버튼을 누르자 트렁크 쪽에서 ‘딸깍’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휘발유로 연료가 전환되며 엔진음이 작아졌다.

130km를 달려 베를린 시내의 수소충전소에 도착하자 수소 잔량을 표시하는 계기에는 전체 8kg의 수소 중 6kg 정도를 소모했다는 표시가 들어왔다.

충전소에 설치된 액화수소 충전밸브를 연료주입구에 연결해 완전히 충전하는 데는 8분 정도 걸렸다.

실제로 운행하며 충전도 해본 하이드로젠7은 지금 당장 판매해도 될 정도로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다.

○ 연료전지차와 경쟁

연료전지차에 대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BMW와는 달리 경쟁업체들은 잇따라 진화된 연료전지 시스템을 선보였다.

GM은 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새로운 연료전지차 ‘시퀄’을 공개했다. GM 측은 “기존 연료전지차에서 업그레이드 된 시퀄은 한 번 충전으로 480km를 갈 수 있고 가속력도 2000cc급 중형차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특히 시퀄은 상용화 직전 단계로 내년에 100대를 생산해 미국에서 시험 운행된다.

폴크스바겐도 지난달 31일 연료전지의 단점인 효율과 크기를 개선한 ‘고열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고열 연료전지는 섭씨 80도가 넘으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존 ‘저열 연료전지’의 단점을 개선해 120도 안팎의 고온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또 무게와 개발비용을 낮출 수 있고, 크기도 작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시스템 개발팀 유기호 수석연구원은 “어떤 시스템이 차세대 표준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BMW에서 개발한 수소엔진자동차는 과도기적인 자동차로 보고 있다”며 “연료전지의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현대차 등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연료전지차에 큰 비중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