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한국기업이 최고 사냥감”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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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기업의 부채 비율은 너무 낮고 현금은 지나치게 많습니다. 기업사냥꾼(헤지펀드)에게 ‘어서 오세요’라는 간판을 내거는 셈이죠.” 미국의 한 헤지펀드 펀드매니저는 19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한국의 대다수 상장회사가 이른바 ‘주주행동주의’를 내세우는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 국내의 KT&G를 공격해 경영진으로부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으로 2조8000억 원의 주주이익환원 정책을 이끌어 낸 칼 아이칸은 뉴욕 월가에서 헤지펀드 1세대로 분류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KT&G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인수합병(M&A)의 새로운 경향, 주주행동주의’ 세미나에서 “글로벌 헤지펀드는 1990년 총 530여 개, 자산 390억 달러에서 올 9월엔 9000여 개, 약 1조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관심은 최근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국 한국 등 아시아로 옮아가고 있다.

○ 한국 등 아시아를 노리는 헤지펀드

마크 셰이퍼 리먼브러더스 글로벌 M&A 대표는 “최근 5년 동안 아시아에 투자한 상위 5개 헤지펀드의 수익이 1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투명성과 해외자본에 대한 개방성이 높아졌다. 또 사회적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 주주행동주의가 활동할 여지가 많다.

특히 한국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무(無)차입경영 등 ‘재무 건전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부채비율이 낮고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 인수 비용이 적고 △높은 배당 △자사주 매입 △자산 매각 등으로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한국기업은 재무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경영권 방어는 외환위기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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