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플러스 행진 어디까지…”

  • 입력 2006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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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까지 점포 150개, 매출 16조 원을 달성해 국내 대형 마트 업계 1위에 오르겠습니다.” 영국계 대형 마트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이승한 사장이 최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협력회사 초청 ‘회사비전 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삼성테스코는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 이랜드 홈에버 등 국내 대형 마트 ‘빅4’ 가운데 유일한 외국계 회사. 》

토종기업이 선전(善戰)하는 한국 유통시장에서 삼성테스코의 야심 찬 계획은 실현될 수 있을까.

○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수

이 사장은 “현재 운영 중인 48개 점포외에 54개 점포의 부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매금융 및 인터넷 쇼핑 부분을 강화하고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유통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89 대 11의 지분으로 합작 투자한 삼성테스코는 설립 첫해인 1999년 말 매출액 2780억 원, 업계 12위의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만인 2001년에 국내 유통회사 가운데 최단기간에 매출 1조 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업계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년 뒤인 2003년엔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회사 설립 후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매출액은 67%, 이익은 150%씩 증가했다.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

다른 회사들이 창고형 할인점에 주력한 것과 달리 백화점처럼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미고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업계 처음으로 점포에 문화센터와 미용실, 클리닉 등 생활편의 시설을 갖춰 ‘원 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 쉽지 않은 업계 1위의 꿈

서강대 임채운(경영학) 교수는 “54개 점포를 어디에 확보했느냐가 관건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신세계 이마트를 후발회사인 삼성테스코가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점포 수와 매출에서 2배 이상 더 큰 데다 대형 마트 신규 개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지역 소상인들의 반발과 규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마트 간 기업 인수합병(M&A)을 불허하기로 방침을 세움에 따라 M&A를 통한 역전극을 연출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삼성테스코가 그동안 성공한 것은 맞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달성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자금력이 앞서는 롯데마트와 패션 부문이 강한 이랜드가 공세적으로 나설 경우엔 2위 자리를 지키기도 힘겹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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