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한번 가본 그 숍, 자꾸만 가고싶네

  • 입력 2006년 9월 1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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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를 공간에 도입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파이낸스 숍. 사진 제공 현대카드·현대캐피탈
CI를 공간에 도입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파이낸스 숍. 사진 제공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비스듬히 누운 여성의 몸을 닮은 의자가 곡선미를 한껏 뽐낸다. 편안하고 우아한 자태로 사랑받아 온 디자이너 찰스 이임스와 레이 이임스 부부의 작품이다.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수백만 원대의 ‘명품 의자’다.

다른 쪽에는 나무를 통째로 잘라 청동 소재의 등받이 3개를 박아 넣은 통나무 벤치가 있다. 자연친화형 디자인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드로호사의 제품이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오피시아 빌딩 1층에 있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파이낸스 숍’은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CI를 3차원으로 도입한 공간이다.

회사 로고의 핵심 요소인 끝이 둥근 직사각형과 수직적 상승 이미지가 공간 디자인에 반영됐다.

금융회사의 일반적인 문화 공간과는 다르다. 금융정보 뿐 아니라 여행, 쇼핑, 교육, 골프 등에 관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뉴욕현대미술관 아트 갤러리의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간단한 음료도 제공된다.

60평 남짓한 공간을 꾸미는 데 10억 원이 들었다. 회사 측은 광화문, 양재, 교대점 외에 10여 곳에 파이낸스 숍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 공간의 디자인에 참여한 ‘토털 아이덴티티 서울’의 오영식 대표는 “파이낸스 숍의 공간 구성은 주로 유럽에서 발달한 개념으로 상품 진열과 서비스 체험에 중점을 두는 일반적인 브랜드 숍과 다르다”며 “설계와 인테리어, 벽면, 천장, 배치물 등 공간의 모든 요소가 CI를 형상화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스 숍은 특정 공간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리테일 브랜딩(Retail Branding)’의 대표적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의 향수 브랜드 ‘에스쁘아’는 최근 서울 신촌과 종로에 DIY 체험 향수 전문점 ‘에스쁘아 플레이’를 열었다. 이곳은 방문 고객이 자기만의 향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조향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패션 스타일이나 선호 색상, 혈액형에 어울리는 향수를 만든다. 자신만의 ‘맞춤 향수’를 만든 특별한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LG텔레콤의 ‘폰앤펀(Phone & Fun)’도 대표적인 체험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음악 다운로드와 사진 촬영 등 각종 서비스를 직접 해 볼 수 있다.

시각적인 요소가 강조되던 CI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반영해 직접 느끼고 경험하는 ‘체험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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