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강화땐 복제약 만들기 힘들어져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코멘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결되면 국내 제약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3차 FTA 협상에 앞서 지난달 21, 22일 열린 싱가포르에서의 예비협상에서 신약 성분을 이용한 약 개발의 제한(자료독점권), 특허 기간의 연장, 신약의 보험가격 결정 이유 공개 등 절차적 투명성 보장을 요구했다.

또 이의 제기가 가능한 독립 기구 설치와 충분한 이의 신청 기간을 보장해 줄 것도 요청했다.

미국은 한국이 주장해 온 선별등재방식(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한 약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제도)의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 측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 측도 “합리적 수준에서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한국 제약사가 신약의 복제나 개량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가 자료독점권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복제약을 만들기가 사실상 힘들어진다.

또 특허 기간이 연장될 경우 그만큼 다국적 제약사의 이익이 보장되게 된다.

제약사 관계자는 “복제약을 만들기가 어려워지면 일부 영세업체는 생존 기반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