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구해우]청와대, FTA 음모론 그냥 둘건가

  • 입력 2006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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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미 좌파 세력의 반대운동이 격화되는 것과 더불어 일각에서는 ‘한미 FTA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음모론’이란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한미 FTA 체결을 진정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협상을 결렬시키면서 그것을 계기로 범진보 세력을 결집해 내년 대선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음모론의 확산은 반미 좌파 세력의 총력적인 반대 투쟁과 더불어 한미 FTA 협상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한미 FTA에 대해 “노무현 정부의 전략인 친미 자주의 경제부문 결정판”이라고 했다. 한덕수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은 “음모론은 말도 안 되며 허황된 주장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시중에 나도는 소위 음모론을 불식시키려면 몇 가지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 줘야 한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들로 꼽히는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문책해야 한다. 이들은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인 한미 FTA에 대해 반대운동에 나서거나 선동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지금까지 정부 여당의 절대적인 영향하에 있었던 KBS와 MBC가 주요 프로그램을 통해 한미 FTA를 거의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방송을 내보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정부 여당이 한미 FTA 반대 방송을 내보낸 정연주 사장의 연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셋째, 정부 여당이 한미 FTA를 진정으로 추진하려면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맡고 있는 ‘한미 FTA 체결지원위 위원장’을 한명숙 국무총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구성된 공동위원장으로 교체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 여당은 한미 FTA 협상 추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 국내 협상, 즉 피해 계층을 설득하는 문제를 경제 관료들에게 맡겨 놓는 책임회피적, 인기관리식 행태를 보여 왔다.

그런데 한 총리와 김 의장 두 사람은 재야 출신으로 현재 한미 FTA 반대운동 세력으로부터 가장 신뢰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나선다면 정부 여당의 잘못된 행태도 깨뜨리고 곤경에 빠진 국내 협상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미 FTA는 세계화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을 대체해 탈냉전시대의 동맹관계를 구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중요한 국가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역량 결집이 중요하다.

그런데 협상 추진과정에서 청와대의 편협성이 걱정된다. 일례로 청와대는 정책의견 수렴과정에서 반대 진영인 ‘한미 FTA 저지 국민운동본부’와는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오히려 비판적 지지 진영과는 대화를 자주 나누지 않고 있다. 정부 여당에 다시 한번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구해우 바른FTA실현국민 운동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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