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내년 한국 내·외수 동반 부진 우려"

  • 입력 2006년 8월 27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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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7월 지표가 6월에 비해 현저하게,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 탓이니 과민반응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정책 당국자가 지표 악화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29일 '7월 산업활동 동향'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까지 서비스업활동 동향, 수출입 동향, 소비자물가 등 하반기(7~12월)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각 경제주체들은 박 차관의 발언을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과연 얼마만큼의 충격파가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민간연구소는 세계경기도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지표 줄줄이 '빨간 불'

29일 발표될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선 전년 동월대비 산업생산 증가율이 5%를 넘을지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파업, 집중호우에 따른 생산 위축이 겹쳐 지난해 6월(3.7%) 이후 최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어 31일 발표될 7월 서비스업활동 동향에선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6월(4.5%)보다 더 악화될지가 초점이다. 이미 1분기(1~3월) 6.1%, 2분기(4~6월) 5.3%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또 떨어지면 추세적인 하락인지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

문제는 앞으로 나올 지표가 7월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자동차 파업에 이어 발전노조도 파업을 경고하고 있고 예년보다 훨씬 긴 추석연휴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물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심리지표가 추가로 하락해 다시 실물지표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내년 세계경기도 하강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세계경기 하강이 우려된다' 보고서에서 "2007년 세계경제는 미국의 경기후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 유럽연합(EU) 일본의 경기가 함께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 발(發) 글로벌 경기 하강이 가시화되면 한국경제의 대외 의존적 구조와 내수경기 부진을 고려할 때 내년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그동안 성장을 주도했던 내수 부문의 성장세가 고유가와 부동산경기 하강 등으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일본과 EU는 현재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각각 2월과 5월을 정점으로 모두 경기선행지수가 꺾인 상태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도 긴축정책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성장 속도가 더뎌질 전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9.5%로 예상되는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에는 8.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이에 대비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 대기업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하고 증세(增稅)정책 유보 및 공공요금 인상 연기로 가계 구매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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