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년째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성호·49)에 격려 편지와 전화, 누리꾼의 격려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중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뒤 본보와 가진 김 위원장의 인터뷰에 감명을 받아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본보 5일자 25면 초대석참조
▶ [초대석]12년째 무분규 노사협상 타결 김성호 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
20세의 아들이 올해 1월 전투경찰로 입대해 시위현장을 전전한다고 밝힌 주부 성순옥(48·서울 도봉구) 씨는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두 달 가까이 폭력시위로 얼룩진 포항사태를 지켜보면서 내 아들도 언제 다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던 중에 현대중 노사의 12년 무분규 타결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14일자로 쓴 편지에서 성 씨는 “인터뷰에서 ‘회사가 잘 돼야 정년퇴직 이후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선진복지노조 건설과 안정 속의 미래 보장이 현대중 노조가 지향하는 목표다’라고 한 김 위원장의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민노총 탈퇴 후 납부해 오던 분담금도 장학사업 등 사회 공헌활동에 사용한다고 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편지 곳곳에 스며 있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할 때는 당연히 육군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전경으로 차출돼 눈앞이 캄캄했다”는 성 씨는 “아들이 평택에서 서울 광화문-포항 포스코-평택-광화문으로 옮겨 다니며 도로 위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제발 몸은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빌었다”고 밝혔다.
인천에 산다는 오기량(69) 씨도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온통 짜증나는 소식으로 넘쳐나고 있는 이때, 현대중의 무분규 12년 달성 기사는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신선함이었다”며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현대중 같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인터뷰가 실린 본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누리꾼의 격려성 댓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선진화된 노조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wlh05) “김 위원장 같은 분이 노동자를 대표해 정계에 진출해야 한다”(sansang) “현대중 노조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갖는 게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chungs3432)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노조 안동근(49) 기획부장은 “김 위원장 인터뷰 기사가 실린 직후 전국에서 격려전화가 하루 수백 통이 걸려왔으며, 지금도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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