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도 있다… 무분규 현대중공업노조에 격려편지

  • 입력 2006년 8월 24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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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相生)의 노사관계를 12년째 유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우리나라 노사가 어떻게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올해로 12년째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성호·49)에 격려 편지와 전화, 누리꾼의 격려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중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뒤 본보와 가진 김 위원장의 인터뷰에 감명을 받아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본보 5일자 25면 초대석참조
▶ [초대석]12년째 무분규 노사협상 타결 김성호 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

20세의 아들이 올해 1월 전투경찰로 입대해 시위현장을 전전한다고 밝힌 주부 성순옥(48·서울 도봉구) 씨는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두 달 가까이 폭력시위로 얼룩진 포항사태를 지켜보면서 내 아들도 언제 다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던 중에 현대중 노사의 12년 무분규 타결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14일자로 쓴 편지에서 성 씨는 “인터뷰에서 ‘회사가 잘 돼야 정년퇴직 이후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선진복지노조 건설과 안정 속의 미래 보장이 현대중 노조가 지향하는 목표다’라고 한 김 위원장의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민노총 탈퇴 후 납부해 오던 분담금도 장학사업 등 사회 공헌활동에 사용한다고 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편지 곳곳에 스며 있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할 때는 당연히 육군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전경으로 차출돼 눈앞이 캄캄했다”는 성 씨는 “아들이 평택에서 서울 광화문-포항 포스코-평택-광화문으로 옮겨 다니며 도로 위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제발 몸은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빌었다”고 밝혔다.

인천에 산다는 오기량(69) 씨도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온통 짜증나는 소식으로 넘쳐나고 있는 이때, 현대중의 무분규 12년 달성 기사는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신선함이었다”며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현대중 같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인터뷰가 실린 본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누리꾼의 격려성 댓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선진화된 노조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wlh05) “김 위원장 같은 분이 노동자를 대표해 정계에 진출해야 한다”(sansang) “현대중 노조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갖는 게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chungs3432)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노조 안동근(49) 기획부장은 “김 위원장 인터뷰 기사가 실린 직후 전국에서 격려전화가 하루 수백 통이 걸려왔으며, 지금도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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