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의 힘…방문판매 등 직판시장 8조원대 세계 3위

  • 입력 2006년 8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딸과 5세된 아들을 둔 주부 이선영(36) 씨는 ‘야쿠르트 아줌마’다.

이 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서울 강남구청과 인근 아파트 3개 동을 돌며 한국야쿠르트에서 만든 각종 유산균 제품을 배달한다. 그는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는 일을 마칠 때쯤 파김치가 되지만 애들 교육비와 생활비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100억 원을 이 씨 같은 방문판매원이 올린다.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로 구성된 한국의 직접판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다. 2000년 3조4674억 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 원대로 훌쩍 커졌다.

○ 세계 3위인 한국의 직판시장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직판시장 규모는 1010억5000만 달러(약 95조9975억 원).

한국(2004년 매출 기준)은 80억3000만 달러(당시 환율 1030원 기준·약 8조2709억 원)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465만 명이나 된다.

직접판매가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몫도 크다.

한국유통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매업에서 직접판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5%. 직접판매를 통해 생긴 일자리만 176만3800여 개에 달한다(2003년 기준).

광운대 임영균(경영학) 교수는 “직접판매 시장은 독자적인 판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숨통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여성 일자리 창출 효과 ‘톡톡’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판매왕으로 뽑힌 박소재(39·여) 씨.

그는 요즘 후배 사원 35명을 이끌고 한 달에 평균 1억2000만 원어치의 화장품을 팔아치운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그가 작은 중소기업체에 버금가는 판매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실시하는 정기적인 교육이 한몫했다.

“10년 전까지 애만 키웠지 직업을 가져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카운슬러 생활을 시작하면서 정기적으로 받은 각종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직접판매는 창업비용은 거의 들지 않으면서 꾸준한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 주는 장점이 있다. 또 근무시간이 탄력적인 점도 여성에겐 매력적이다. 직접판매업 종사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63%로 남성(37%)을 크게 웃돈다.

○ 사고 많은 다단계판매 시장

직접판매 시장의 전망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전 직장 동료의 보증을 잘못 서 신용불량자가 된 손모(41) 씨.

그는 “다단계판매 회사를 차린 친구가 대출을 받느라 보증을 서 달라고 해 이름을 빌려 줬다가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혔다”고 한숨지었다.

직접판매 시장의 또 다른 축인 다단계판매는 일부 회사의 경영진이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다단계판매 시장은 2002년(5조5480억 원)을 정점으로 작년 말에는 2조 원대로 뚝 떨어졌다.

직접판매가 국내 경제에 미친 영향

▽개인소득-3조8839억 원

▽일자리-176만3891개

▽세금-1조4565억 원

자료: 한국유통학회

2003년 산업통계 기준에 따라 산출.

주요국 직접판매 시장 현황 연말 기준
순위국가기준연도 판매금액(억 달러) 판매원(만 명)
1미국2004299.01,360
2일본2004230.0200
3한국200480.3465
4독일200578.520
5브라질200552.6146
6영국200434.352
7멕시코200532.3190
8이탈리아200526.230
9대만200420.0388
10프랑스200417.217
기타국가140.12,921
합계1010.55,793
자료:직접판매세계연맹(WFDSA)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