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실적 호조에 ‘싱글’… 韓中 하늘길 2배 늘어나 ‘벙글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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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전반적인 침체기에 빠졌을 때는 호재를 만난 종목의 상승세가 유난히 돋보이게 된다.

그러나 급하게 투자처를 찾으면 근거가 빈약한 호재를 자칫 침소봉대할 수도 있다. 이달 초 ‘자회사가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하루 동안 급등했다가 이튿날 바로 가라앉은 인터파크가 좋은 예다.

주가지수의 반등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항공주의 강세다. 16일 건설교통부가 한국∼중국 노선을 크게 늘린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다.

이번 호재가 단발성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업이 장기적인 성장의 호기를 만났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 단발성 아닌 장기 성장 호기

국내 항공업의 양대 라이벌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해 순항을 계속했다. 지난달 급락장에서도 두 종목의 지수 하락세는 비교적 완만했다.

기름값이 오른 만큼 운임을 더 받아 고유가 부담을 해소했고 해외여행과 수출이 꾸준히 늘어 실적 증가 추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지난주 열린 한중 항공회담의 결과는 두 회사 모두에 시기적절한 청신호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제 항공운송 시장.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두 나라의 10개 항공사가 42개 노선에서 실어 나른 여객은 635만 명, 화물은 30만 t에 이른다. 양국이 합의한 항공 노선 개방안은 시장을 비약적으로 키우게 된다.

인천∼다롄(大連) 등 10개 여객 노선은 주 80회 신설된다. 또 인천∼베이징(北京) 등 기존 19개 노선의 운항 편수는 주당 117회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한중 여객 노선은 현행 33개 노선에 주 204회에서 43개 노선, 주 401회로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화물기 운항 노선도 7개에서 9개로, 운항 횟수도 주 24회에서 36회로 증설된다.

일단 이번 중국노선 확대는 두 라이벌 중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은 건교부의 후발주자 육성 정책에 힘입어 2001년 수익성이 높은 중국과 일본 노선을 집중적으로 배정받았다. 그러나 건교부는 증설된 노선을 두 회사에 공평하게 나눠 주는 새로운 원칙을 7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송은빈 연구위원은 “새 노선이 두 항공사에 똑같이 배분되더라도 그동안 더 큰 제약을 받았던 대한항공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가가치도 기대… 주가전망 ‘날개’

한국 전 지역과 산둥(山東) 성 간에 시범적으로 개시되는 ‘항공 자유화’도 장기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항공 자유화가 실시되면 항공사들이 정부의 허가 없이도 필요에 따라 새 노선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산둥 성은 한중 지역별 교역 규모가 세 번째로 큰 곳. 항공 자유화 지역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한중 항공시장 개방은 수요 급증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며 “항공시장 밖에서도 커다란 경제적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로 4만4000원, 9500원을 각각 제시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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