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30% 이내로…해외펀드 투자의 ‘기본’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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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펀드 투자자들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다. 올해 초부터 인기를 모았던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하면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원금에 손실이 생긴 상품도 있다.

한국씨티은행 주최로 지난달 30, 3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투자박람회에서 해외 펀드 관련 패널 토의에 나선 투자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큰 손실을 불렀다”고 입을 모았다.

투자자들이 전체 펀드 자산에 대한 해외 펀드 비중을 지나치게 높인 데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신흥시장 투자 상품에 집중 가입해 위험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메릴린치 양성락 한국사무소장은 “해외 펀드 비중은 전체 펀드 자산의 20∼3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 중국 인도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것을 보고 해외 펀드에 ‘몰빵’ 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 대상도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얼라이언스번스틴 배인수 대표는 “해외 펀드는 국내 증시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성격이 다른 시장에 자산을 분산하는 수단”이라며 “국내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이고 안정성이 국내보다 낮은 신흥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5월 하락장에서 미국 증시는 5% 정도 떨어진 반면 신흥시장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다.

양 소장은 “해외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중심이 되는 ‘코어’ 펀드로 적당한 것은 안정성이 높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펀드”라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신흥시장 펀드의 비중은 전체 해외 펀드의 40%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가입자에게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펀드 판매사뿐만 아니라 턱없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씨티은행 박규진 서울지점장은 “지난해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경험한 높은 수익률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며 “20% 이하는 투자 수익으로 보지도 않는, 턱없이 높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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