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경영’ 12년새 순익 9배↑…유한킴벌리 문국현사장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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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보다 덩치가 큰 자회사가 많지는 않다. 유한킴벌리가 그런 회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743억 원. 올해 80주년을 맞은 모기업 유한양행(3920억 원) 매출의 2배에 가깝다. 문국현(사진) 사장은 이 회사를 12년째 이끌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1995년)보다 순이익을 9배(105억 원→893억 원)로 올렸다. 이 회사의 5개 사업부문은 모두 시장점유율 1위다.》

문 사장은 ‘전 직원의 기업가화(化)’에 비결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똘똘 뭉친 직원들 위에 사장이 얹혀살고 있어요. 주인 의식으로 물건을 만들다보니 자연히 품질이 좋아지고 매출이 늘 수밖에요. 유한킴벌리는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직원들이 영재인 조직입니다.”

이는 ‘사람이 희망’이라는 그의 유명한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그는 2004년 대통령 자문기관인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 회사의 직원 1인당 교육시간은 주 평균 6시간이다.

“사람은 소모품이 아닙니다. 변하는 기술과 지식을 계속 채워 줘야 경쟁력이 생기고, 가치를 창출하지요. 손(hand)만 움직일 게 아니라 머리(head)로 창조하고, 마음(heart)으로 제품에 혼을 넣어야 합니다.”

킴벌리클라크사 동북아지역 총괄 사장을 맡고 있는 문 사장은 이런 ‘3H 운동’을 대만 중국 등지로도 ‘수출’했다. 덕분에 “적자에 허덕이던 대만 공장은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자랑한다.

저출산 문제는 기저귀 업계 선두주자인 유한킴벌리에 큰 위협이다.

문 사장은 중국 수출에서 활로를 찾았다. 이미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는 유한킴벌리 제품이 시장점유율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가족친화기업’을 내세우고 있는 유한킴벌리.

하지만 문 사장은 일벌레로 유명하다. “사장이라는 자리가 가족친화적이기 힘들다”는 그는 “다시 태어나면 시인이나 농부가 되겠다”면서도 “할 일이 있는 한 회사에 남겠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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