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두달연속 적자, 거시경제에 도움된다?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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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이와 관련해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거시경제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혀 시장과는 동떨어진 경기 인식을 드러냈다.

○두 달 연속 적자는 3년 만에 처음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3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내 2월(7억8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2개월 연속 경상수지 적자는 2003년 3∼4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기전망을 수정하면서 빠른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유가 상승을 감안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174억 달러에서 37억 달러로 137억 달러나 축소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성장세가 회복되는 데 따른 조정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흑자 축소의 부정적인 측면을 외면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수가 살아나 수입이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준 것이기 때문에 성장에 따른 조정과정이라는 의미”라며 “흑자 폭이 줄어 달러가 적게 들어오면 최근 환율 하락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물론 환율 관리에 도움이 되겠지만 흑자가 줄면 자연히 성장세가 둔화되는데 이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며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증가율이 한 자리로 떨어지면서 성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경기 정점 전망도

3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자금 순 유출은 11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코메르츠방크와 P&G가 각각 외환은행과 쌍용제지 지분을 매각한 것이 주 원인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장기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원-달러 환율 급락을 틈타 자금을 본격적으로 빼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경부가 이날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는 소비재 판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산업생산도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2월에 비해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3월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경기 정점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 김광섭 산업동향과장은 “현재로서는 경기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선행지수의 정점이 경기 정점보다 8∼15개월 선행하는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경기 정점에 다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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