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1283개 주유소 휘발유값 CAR기법 분석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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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주유소를 하는 H(47)씨는 지난달부터 정유업체 직영 대리점보다 중소 대리점에서 휘발유를 더 많이 들여온다. 중소 대리점의 L당 가격이 20원가량 싸기 때문. 그러고도 판매가는 더 올렸다. 대전 동구에 사는 김모(38) 씨는 매주 고향인 충남 금산군에 갈 때면 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돌아온다. 기름값 차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값에 포함된 유통마진과 비용이 올해 L당 평균 82원으로 1997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휘발유값이 많이 오른 것은 국제유가 상승뿐 아니라 유통과정에도 원인이 있었던 셈이다.》

서울 부산 대전 등 대도시에서는 휘발유 및 경유의 유통마진과 비용이 늘어난 반면 전남 충남 경북 등 지방은 오히려 줄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주유소와 싼 주유소의 L당 가격 차는 460원이나 됐다. 중형 승용차가 연료탱크에 휘발유 65L를 가득 채우면 2만9900원이나 차이가 나게 된다.

이는 본보가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확보한 ‘1997∼2006년 휘발유, 경유, 등유의 유통단계별 가격 추이’ 자료를 컴퓨터활용보도(CAR)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본보는 또 석유제품 가격정보 제공업체인 ‘오일 프라이스 워치’와 공동으로 전국 1만1283개 주유소의 가격도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7일까지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467.6원으로 지난해 평균 1429.6원에 비해 2.7% 올랐다.

석유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정유회사가 정한 도매가격에 중간 유통단계인 대리점과 소매점인 주유소의 마진 및 비용을 더해 결정된다.

올해 들어 대리점들은 정유회사가 고시한 판매가보다 휘발유를 L당 평균 7.8원 싸게 팔았다. 손해를 보고 판 건 아니다.

정유회사가 넘치는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고시가격보다 싸게 휘발유를 넘겨 대리점 판매가가 고시가보다 낮아졌다.

올해 대리점에서 평균 1385.5원에 휘발유를 사들인 주유소들은 82.1원을 더 붙여 소비자에게 팔았다. 1997년에는 대리점 가격에 56.2원만 추가했었다.

전국에서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유통마진과 비용이 평균 130.9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110.2원), 대전(97.3원), 경기(91.9원), 울산(88.7원) 등의 순이었다.

전국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랑구에 있는 주유소로 L당 판매가격이 1799원, 최저가 주유소는 경북 영천시에 있는 주유소로 L당 가격이 1339원이다.

중랑구는 땅값이 오르면서 주유소 임대료 상승분이 많이 반영된 반면 영천시 주유소는 비용 상승 요인이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아연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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