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11억 시장…韓-인도 FTA 내달 공식협상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02분


코멘트
《한국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내달 중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 협상 타결까지 1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인도 FTA가 체결되고 같은 해 말 발효돼 인구 11억 명의 인도시장이 한국에 열릴 전망이다.》

3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는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간 정상회의에서 FTA 공식협상 개시를 선언키로 했다.

양국은 5, 6일 서울에서 FTA 협상 개시를 위한 최종 접촉을 갖는다.

인도는 최근 3년간 연평균 7.5%의 경제성장을 했으며 2004년 국내총생산(GDP)은 6918억 달러(약 691조8000억 원)로 세계 10위다. 국내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 평가기준 GDP는 3조4000억 달러로 세계 4위인 거대 시장이다.

따라서 시범적으로 맺은 칠레, 싱가포르와의 FTA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대(對)인도 수출이 연간 30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는 평균 관세율이 29%로 파키스탄, 캄보디아에 이어 세계 3위의 고(高)관세 국가여서 FTA의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현재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인도에서 30∼105%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한국의 대인도 수출은 2002년 13억8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3억89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인도에 대한 투자액도 2004년 4069만 달러에서 지난해 6965만 달러로 늘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37억 달러 규모의 인도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순철(李淳澈) 부연구위원은 “저렴하면서도 고급기술을 가진 인력과 풍부한 자원이 인도 투자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FTA를 맺으면 한국은 휴대전화 자동차부품 등 공산품 수출과 대인도 투자가 늘어나며, 인도는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의 한국 취업을 늘리고 공업화를 앞당기는 데 관심이 있다.

인도는 1일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등 6개국과 남아시아자유무역협정(SAFTA)을 공식 발효시켰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교부는 양국의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FTA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인이 먹는 쌀과 인도산 쌀의 품종이 달라 큰 마찰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FTA 허브’를 만든다는 국가 전략에 따라 걸프협력회의(GCC)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과 잇달아 FTA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일본도 인도와의 FTA를 원하고 있으나 인도가 다소 꺼리고 있어 진전은 더딘 상태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나 일본에 부담을 느껴 동북아 FTA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