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동대]대기업 ‘자회사 통한 장애인고용’ 늘리길

입력 2005-11-09 03:04수정 2009-10-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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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고용 촉진과 직업 재활에 대한 사업주 및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부는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을 설정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2005 장애인고용촉진대회’ ‘제2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광복60주년 기념 한중일 장애인고용 및 복지 정책 심포지엄’ ‘장애인채용박람회’ 등 여러 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행사 내용은 매우 알찼으며 일반 시민들의 참여 열기와 TV 방송 매체를 비롯한 언론사의 관심도 뜨거웠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허전한 마음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15년이 되었지만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상시근로자의 2% 이상)을 이행하는 사업체는 많지 않다.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기업이지만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있는 사업체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 기준 장애인 고용률을 보면 정부와 공기업은 의무 고용률 2%를 달성했으나, 300인 이상 민간기업은 1.26%에 불과하다.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돈(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내는 것으로 법적 의무를 다하겠다는 안이한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자 해소, 특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고용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무이다. 통계에 의하면 장애인 실업률은 비장애인 실업률에 비하여 약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남아 있다. 그러나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단지 불편할 따름이지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장애를 지닌 불편한 몸이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하버드대 의대를 수석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 의대 병원의 수석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이승복 씨, TV프로그램 ‘폭소클럽’의 ‘바퀴달린 사나이’로 안방에 신선한 웃음을 전해 주고 있는 박대운 씨,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정신지체장애인 배형진 씨, 역시 정신지체장애인으로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진호 씨 등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일을 훌륭히 잘해 내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장애인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기보다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해 세금을 내고 싶은 것이다.

최근 몇몇 기업은 직원 공개채용 시 장애인 가산점을 부여한다든지, 모집 정원의 일부를 장애인으로 별도 구분 모집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정부에서도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노동부에서는 현재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일부 개정을 추진 중이다. 내용을 보면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환경에 대한 지원 강화, 장애인표준사업장 육성 등이다. 특히 의무고용사업자인 대기업(모기업)이 특례 자회사 형태로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설치 운영할 경우에는 자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장애인 근로자를 모기업의 장애인 고용률 계산에 산입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대기업 특례 자회사 제도는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1976년부터 도입해 2004년 말 기준 157개소의 특례 자회사에 5700명 정도의 장애인 근로자가 고용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도 도입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이라도 대기업들이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대외 이미지 제고에도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김동대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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