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즐겁게 공부해야 머리에 ‘쏙쏙’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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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머리가 좋은 것 같은데 성적은 영….”

흔히 자식의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의 하소연이다. 공부 못한다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면 그 순간 부모는 스트레스가 풀릴 수 있으나 잔뜩 주눅이 든 아이에겐 학습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와 사이가 좋은가?

먼저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어떤지 파악해보자. 아이는 주위에서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을 닮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아이가 ‘엄마 아빠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의 공부가 제대로 될 수 없다. 따라서 관계가 소원해졌다면 하루에 30분씩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시트콤을 보면서 웃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또 부모는 아이가 평소 자기 생활을 관리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지킬 수 있는 시간표를 만들어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자. 시간표상에 공부할 시간인데 게임을 하고 있다면 “지금 뭐하는 시간이지?”라고 되물어 아이가 짜증 부리지 않고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한다.

아이에게 무작정 공부하라고만 하지 말고 책을 같이 볼 때 전체 제목을 먼저 훑어보게 해 ‘이건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물어보게 한 다음 책을 읽히고 요약하게 한다.

○기억에 대해 바로 알자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면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뇌와 관련이 깊다. 단기 기억은 대뇌에서 보고 듣는 것 등의 감각정보를 일차적으로 조합해 변연계의 해마로 저장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변연계는 주로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이므로 기억은 감정과 경험이 뭉쳐져 저장된다. 따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해야 더 잘 기억이 된다. 이때 변연계는 동기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을 길러주면 공부를 잘한다.

낮에 공부한 다양한 지식들은 보통 잠잘 때 대뇌의 각 부위가 상호작용하면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따라서 잠자는 시간을 방해하면 학습이나 기억에 장애가 생긴다. 잠을 잘 자는 아이가 기억력이 좋은 것은 이 때문이다. 최소한 8, 9시간은 재우도록 한다.

대개 아이들이 학습할 때 사용하는 암기방법은 단순 반복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서 외우는 ‘심상법’을 활용해보자. 가령 의자, 컵, 볼펜을 단순히 나열식으로 암기하기보다는 ‘의자 위에 컵이 놓여 있고 그 속에 볼펜이 쏙 빠졌다’는 식으로 그림을 그리듯 외우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는다.

○집중력을 향상시키자

뇌는 30분 정도 왕성한 활동을 하면 피곤해진다. 또 1시간이 지나면 뇌세포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집중력이 약해진다. 특히 어린이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정도이므로 틈틈이 쉬면서 공부하는 버릇을 들이도록 한다.

항상 주위가 산만하고 공부에 집중 못하는 아이라면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 경우엔 초등학교 전후로 가까운 소아신경정신과 병·의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개 초등학생 한 학급당 1∼3명 정도에서 흔히 보이며 남자 어린이가 훨씬 많다. 평균 30% 정도가 성인까지 간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가 아닌 어린이의 경우엔 가정에서 간단히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훈련이 있다. 먼저 시각적인 집중력을 높이는 것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이언킹’ ‘미녀와 야수’ 등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틀어주되 볼륨을 줄여서 보여주는 것이다. 20분 정도 보게 한 다음 대략의 줄거리를 말로 하게 하거나 글로 써보게 한다. 또 청각적인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선 화면을 어둡게 하고 소리만 들려준다. 이 경우에도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말로 하게 하거나 글로 써보게 한다. 1주일에 2회 정도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도움말=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 김창기 정신과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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