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경영]단순한 ‘덧칠’로는 고객감동 없다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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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세계 경제는 창의성과 개성에 바탕을 둔 지식, 정보, 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지식 기반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경제 권력의 원천이 물질에서 정신으로 옮겨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경영자는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 것인가 보다 어떻게 고객을 감동시킬까, 어떻게 하면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로버트 번스턴(1577∼1640)은 “스타일은 우리들 자신을 무심코 드러낸다”라고 하였다. 프랑스의 자연학자이며 작가인 게오르주(1707∼1788)는 “스타일은 인간 그 자체이다”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능 중 가장 진실한 것이다. 우리가 아름답다, 멋지다 하고 감탄을 하는 경우 그 대상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조화, 통일, 균형이라는 미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자연인이요, 기업을 법인이라 부르는 것은 역시 기업도 하나의 인격적 완성체이고, 이제 기업도 이윤만으로는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 없는 시대이며 고객의 머리에 아름다운 기업으로 인식되고 사랑받아야 장수와 지속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환경은 단순히 이윤 추구가 아니라 지속적 성장을 위한 윤리, 신뢰, 이미지 강화에 가일층 주력해야 하는 새로운 변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실은 기업이미지가 단순히 매력적인 기업으로 포장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의 차원에서 기업의 내외부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자산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기업은 브랜드, 기업이미지, 디자인 등의 스타일 전략, 즉 외형적 이미지의 구축과 함께 기업 아이덴티티와 기업 문화의 형성, 부각 등을 달성하는 내용적인 노력을 좀 더 구체적인 시스템 활동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기업이미지란 기업의 전반적 특성에 대하여 고객과 사회일반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결과의 총체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의 이미지 구축 활동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동일한 목표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고 둘째, 이미지 전략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이미지 전략의 시대적 흐름을 주시해 보면 1960년대 시각 표현물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중심에서 1970년대 조직과 제도 중심으로의 기업 체질 변화, 1980년대 제품이나 서비스 중심의 전사적 브랜드 전략으로, 1990년대에는 비전과 경영 전략을 중심으로 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업 차원보다는 부서나 프로젝트 차원의 전략 추진에 머무르는 한계와 일시적인 효과나 광고 한 편의 인지도 개선을 기대하는 단기적이며 일회적인 전략 활동에 머무르게 하는 한계를 보여 준다.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아름다운 인간이란 조화된 인간이다. 정직성, 멋진 스타일, 높은 가치와 완성을 추구하는 노력이 갖춰지고 일관될 때 우리는 그런 인간에게 신뢰를 느낀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연출이나 외모 가꾸기가 그 기업의 이미지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이처럼 기업이미지전략은 활동, 성격, 구성요소 등 계획-활동-평가에 이르는 전략의 총체적 시스템으로 전개되어야 하며 기업 차원의 이미지강화전략을 추구하는 기본 철학의 정립과 지속적 전개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이미지 경영(Total Image Management)이라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통합 이미지 경영이란 한 기업이 기업이미지를 관리 또는 강화하기 위해 이루는 종합적인 전략 활동을 의미한다. 처음 이 개념은 1998년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을 위한 모델로 ‘브랜드원(BrandOne)’이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통합 이미지 경영 모델의 첫째 특성은 기업이 필요로 하고 표출하고자 하는 명확한 아이덴티티의 개념을 구축하는 데 있다. 기업의 이념과 철학을 창출하는 최고경영자의 아이덴티티와 기업 내부적으로 형성하는 아이덴티티, 시장의 고객이 느끼고자 하는 아이덴티티가 일관되게 구축되지 않을 때, 명확하고 성공적인 기업이미지는 결코 정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통합적 활동을 위한 조직 디자인이다. 일련의 시각적 디자인 활동이나 마케팅 활동만이 아니라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내부적인 합의는 전사적인 조직전략의 구성과 전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의 통합이다. 아이덴티티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기업조직, 활동적 통합 체제를 수립하며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따른 통합적 기업이미지 표출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평가의 중요성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활동은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기업과 고객이 느끼는 기업이미지의 합일을 이루어낼 수 있으며, 기업의 전략적 재선택을 돕게 된다.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은 기업의 활동은 끊임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데 성공의 비결이 있다. 따라서 전략적 활동 후에 평가와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인 전략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이제 특정 기업의 경영이 기업의 비전과 이념을 기반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일관성 있는 경영이 확립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 제고가 가능해진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미지가 좋은 기업에는 우수한 인재의 유입이 용이하며 시장에서의 이미지 점유율은 시장 점유율과 일치된다는 이미지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뚜렷한 목표와 철학의 설정 및 이에 따른 경영의 일관성 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통합 이미지 경영은 기업의 구심점 확립에 따라 내적 능력의 극대화를 이루어 낸다. 기업의 비전이 기업 경영의 구심점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임직원들 각자의 노력이 낭비되지 않고, 구심점을 중심으로 결집될 수 있어 조직 능력의 극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은 소프트 경쟁력을 통해 지속적 성공을 이루어 내야 하는 시점에 봉착해 있다. 경영이란 어떤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적 역할이며 경영자란 하얀 캔버스 위에 수많은 협력자와 함께 통일과 균형, 그리고 강조와 대비 등을 이루어 내는 조화로운 지휘자다. 아름다운 기업은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이미지강화를 위한 노력이 좀 더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시스템적인 활동으로 정착되어야 할 때다.

●서일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자인 경영 교수

-IDS & Associates Consulti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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