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 vs 요술…주가 6일 한때 최고점 근접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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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턱밑’까지 접근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지는 못했다. 한국 증시의 최고치인 종합주가지수 1,138.75(1994년 11월 8일) 돌파는 쉽지 않았다.

6일 1,120.11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 10분경 1,135.5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경계 매물이 쏟아져 지수는 신기록 작성에 불과 3포인트 정도 못 미친 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를 좌우한 것은 ‘프로그램 매매’로 불리는 기관투자가의 대형주 매매였다.

‘프로그램 매매’라는 예측 불허의 변수가 선물 옵션 만기일인 8일까지 어떤 요술을 부리느냐에 따라 기록 돌파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만기일 앞둔 프로그램 매매

프로그램 매매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등 증시 ‘큰손’들이 선물과 현물의 지수 차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지수 관련 대형주를 샀다 팔았다 하는 매매 기법.

기업 실적이나 시장 전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선물시장의 등락에 따라 주식을 매매한다. 이런 프로그램 매매 동향은 주가지수선물과 옵션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변화가 심해져 예측이 어렵다. 그런데 이 만기일이 8일로 다가왔다.

개인투자자는 복잡한 매매 원리를 다 이해할 필요가 없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가 실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6일 증시에서 이뤄진 프로그램 매수는 3000억 원에 육박했다. 이 자금이 지수를 1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린 것.

문제는 만기일까지의 프로그램 매매 동향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위원은 “7, 8일 이틀 동안 4000억 원에 가까운 매수가 이뤄질 수도 있고 3000억 원에 가까운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수가 이뤄진다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면 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 8일 이후가 더 중요하다

프로그램 매매는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일종의 기계적인 거래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단기적이다.

따라서 만기일인 8일 이후 증시가 어떤 추세를 보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 매수에 의해 잠깐 기록을 돌파하더라도 증시 추세가 꺾이면 상승세는 이어지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선물 옵션 만기일보다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3분기(7∼9월) 기업 실적이 증시 추세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4∼6월)에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던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어떤 성적표를 내놓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지도 관심사다. 금리를 동결하면 한국 증시는 가파른 단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8일까지는 프로그램 매매가, 이후에는 미국 금리와 한국 주요 기업 실적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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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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