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흡수력 급속 하락

  • 입력 2005년 3월 27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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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의 고용흡수력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27일 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19.0%로 경쟁국인 대만(27.1%)보다 크게 낮고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한 독일(20.6%)과 이탈리아(21.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제조업 고용비중은 1990년 27.2%에서 1995년 23.6%, 2000년 20.3%로 빠르게 하락했다.

이같은 제조업 고용비중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돌파할 때보다 낮은 것이다. 일본이 1987년 2만 달러를 돌파할 때 제조업의 고용비중은 22.9%였다. 독일은 28.4%(1990년), 프랑스는 19.2%(1990년)였다.

전문가들은 작년 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4162달러임을 감안할 때 경제발전 단계에 비해 제조업 고용비중이 너무 빨리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대비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한국이 26.6%(2003년)로 1991년의 29.0%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연구원 김용현(金龍顯) 연구원은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에 비해 고용비중이 크게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이후 살아남은 기업들은 효율화됐지만 고용흡수력이 높은 중소 제조업체가 많이 사라졌고 그 공간을 채울 새로운 기업의 등장은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도 24일 성균관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간 원격강의에서 "80,90년대에는 경제성장률이 1% 상승할 때 8만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었지만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등으로 최근에는 1% 당 3만5천명으로 줄었다"며 "실업문제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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