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언제가야 편할까]양복쇼핑 주말에 ‘우르르’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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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의 판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남성 정장의 60% 가량은 주말에 팔리는 등 품목별로 고객들이 많이 구입하는 요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본점 1층 매장.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의 판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남성 정장의 60% 가량은 주말에 팔리는 등 품목별로 고객들이 많이 구입하는 요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본점 1층 매장.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직장인 K 씨(41·서울 도봉구 창동)는 결혼 후 혼자 백화점에 가서 양복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다. 바지 치수가 안 맞거나 유행이 바뀌는 등 양복을 바꿔야 할 때면 대부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부인과 함께 나가서 옷을 고르고 구입했다. K 씨 사례에서 보듯 백화점 남성 정장의 상당량은 주말에 팔린다. 롯데백화점이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의 올해 1∼10월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화점 상품 판매와 요일 간에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요일은 상품권, 토요일은 남성 정장’=롯데백화점의 이번 조사는 상품군별로 1주일간 총 매출을 100%로 잡고 요일별 비중을 끌어냈다. 백화점들은 세일과 비(非)세일 기간의 특정 품목별 매출 동향을 조사하지만 요일별 판매 동향을 조사하기는 이례적이다.

분석 결과 남성 정장의 59%, 남성 캐주얼의 57%가 주말(토요일과 일요일)에 팔렸다. 또 법인이 주로 구입하는 상품권은 월요일에 25%가 팔려 가장 많았고, 목요일에 21%가 팔렸다.

주말에 비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적은 평일 중에서 화요일에는 여성 정장(18%) 매출 비중이 높고, 금요일에는 명품(23%)과 골프용품(21%)이 많이 팔렸다. 반면 주방가전이나 문구·사무용품 생활잡화 가공식품 등은 요일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왜 그럴까?=남성 정장이 주말에 많이 팔리는 것은 쇼핑을 귀찮아하는 남자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는 날 부인과 함께 나와서 부인의 의사에 따라 구입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신사복 ‘파코라반’ 매장의 이미경 매니저(39)는 “부인과 함께 쇼핑 온 경우에는 부인의 말을 더 존중하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상품권이 월요일에 많이 팔리는 것은 법인이 업무상 필요한 상품권을 주초에 구입하기 때문. 주말에 사두면 하루 이틀이라도 묵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성 정장(화요일)과 명품, 골프용품(금요일)이 주중에 많이 팔리는 것은 여유가 있는 주부들이나 사업을 하는 고객들 비중이 높은 것이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복잡한 주말보다는 평일에 쾌적한 분위기에서 쇼핑을 즐기고자 한다는 것.

▽소비자들 시사점=요일별로 많이 팔리는 상품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객이 몰리는 날 관련 매장은 그만큼 혼잡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쇼핑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다면 붐비는 날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백화점 측은 권한다. 롯데백화점 임형욱 계장은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는 한 남성 정장 구매는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아무래도 충분히 살펴보고 입어보고 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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