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새해 30돌을 맞는 토공에 이 같은 주문을 던졌다. 토공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갖고 있다. 12월 2일부터 17일까지 직급, 직종을 섞어 3단계로 나뉘어 실시한다. 김 사장은 사장 취임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그는 “공기업에서 가장 아쉬우면서도 필요한 게 업무 분야별, 직급별 의사소통”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론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뭐, 몇 마디 듣다가 오는 자리겠지….’
토론회가 몇 차례 진행되면서 달라졌다. 한 직원은 “서로 발언하려고 경쟁을 벌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아직 토론회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17일에는 어떤 의견이든 모으고 선택해 결론을 낼 작정이다. 그 결론은 토공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많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공이 과거 개발한 택지지구를 개선하는 사업에 나서자는 얘기도 들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선진 개발 사업을 주도하자는 의견도 있다.
토공은 그동안 수세적일 때가 많았다. 각종 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탓에 민원과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투명하다면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에게 “든든한 수비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라”고 주문한다. 든든한 수비는 윤리와 투명성이다. 적극적인 공격은 기획·제안형 사업의 확대다.
그는 최근 택지원가 공개 요구와 관련해 “숨길 이유가 없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의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토지 수용 때 보상비는 늘 민원이 많은 분야다. 김 사장은 “민원인이 떼쓴다고 (보상비를) 더 주면 안 된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공기업 개혁에서 인사처럼 중요한 것도 드물다. 그는 투명한 인사를 위해 인사원칙 사전 공시 제도를 마련하고 혁신기획팀을 운영 중이다. 김 사장은 “예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부장이 되고 처장이 됐다. 이제 그런 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단계적으로, 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혁신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경제자유구역, 신도시, 해외 용지 개발 등 토공의 할 일은 많다. 매출 규모로 국내 공기업의 선두권을 다투는 토공이 김 사장의 지휘 아래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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