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30돌 토지공사 혁신추진 김재현 사장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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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 김재현 사장은 ‘외유내강형’ 경영자다. 25년 동안 ‘토공 맨’으로 일하면서 ‘변화를 꿈꾸는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제공 한국토지공사
한국토지공사 김재현 사장은 ‘외유내강형’ 경영자다. 25년 동안 ‘토공 맨’으로 일하면서 ‘변화를 꿈꾸는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제공 한국토지공사
《큰 덩치에 웃음 띤 둥근 얼굴. 한국토지공사 김재현(金在炫·59) 사장은 언뜻 보면 편안한 인상을 가졌다. 하지만 이는 그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1979년 토공에 공채로 입사해 25년간 ‘토공 맨’으로 살아온 그는 공사 안에서 ‘변화를 꿈꾸는 불도저’로 꼽힌다. ‘외유내강형 경영자’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공기업도 기업이니 변하지 않으면 없어져야 한다. 이미 30년은 지나갔고 앞으로 30년 동안 뭘 해서 먹고 살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는 새해 30돌을 맞는 토공에 이 같은 주문을 던졌다. 토공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갖고 있다. 12월 2일부터 17일까지 직급, 직종을 섞어 3단계로 나뉘어 실시한다. 김 사장은 사장 취임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그는 “공기업에서 가장 아쉬우면서도 필요한 게 업무 분야별, 직급별 의사소통”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론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뭐, 몇 마디 듣다가 오는 자리겠지….’

토론회가 몇 차례 진행되면서 달라졌다. 한 직원은 “서로 발언하려고 경쟁을 벌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아직 토론회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17일에는 어떤 의견이든 모으고 선택해 결론을 낼 작정이다. 그 결론은 토공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많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공이 과거 개발한 택지지구를 개선하는 사업에 나서자는 얘기도 들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선진 개발 사업을 주도하자는 의견도 있다.

토공은 그동안 수세적일 때가 많았다. 각종 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탓에 민원과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투명하다면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에게 “든든한 수비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라”고 주문한다. 든든한 수비는 윤리와 투명성이다. 적극적인 공격은 기획·제안형 사업의 확대다.

그는 최근 택지원가 공개 요구와 관련해 “숨길 이유가 없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의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토지 수용 때 보상비는 늘 민원이 많은 분야다. 김 사장은 “민원인이 떼쓴다고 (보상비를) 더 주면 안 된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공기업 개혁에서 인사처럼 중요한 것도 드물다. 그는 투명한 인사를 위해 인사원칙 사전 공시 제도를 마련하고 혁신기획팀을 운영 중이다. 김 사장은 “예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부장이 되고 처장이 됐다. 이제 그런 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단계적으로, 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혁신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경제자유구역, 신도시, 해외 용지 개발 등 토공의 할 일은 많다. 매출 규모로 국내 공기업의 선두권을 다투는 토공이 김 사장의 지휘 아래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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