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나홀로 호황]분양가 일반층 2배… 인기도 2배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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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전경(위). 인천 논현지구 신영 지웰(아래)의 펜트하우스는 천장 높이를 5.5m로 높여 개방감을 향상시켰다.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신영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전경(위). 인천 논현지구 신영 지웰(아래)의 펜트하우스는 천장 높이를 5.5m로 높여 개방감을 향상시켰다.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신영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값비싼 ‘펜트하우스’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분양 중인 단지들의 경우 대체로 70% 이상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으며 입주한 단지들은 초고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고가 부동산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예고되고 있지만 ‘희소성’ 때문인지 아직 특별한 가격 하락 기미는 없다.

펜트하우스는 고층아파트 최상층부에 들어서는 대형 고급주택으로 평당 분양가는 일반 층에 비해 최고 배 이상 비싸며 조망권이 탁월하고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것 등이 특징이다.

▽나홀로 호황=SK건설이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분양 중인 ‘오륙도 SK뷰’는 펜트하우스(83∼93평형) 20가구 중 18가구가 계약이 끝났다. 평당 분양가는 1700만 원으로 일반 층의 2배 정도다. 또 11차 동시분양에 나온 서울 서초구 ‘반포 SK뷰’에서는 81∼86평형 4가구가 공급되는데 9일 현재 4명이 청약을 했다. 평당 분양가는 일반층보다 600만 원 높은 3000만 원선.

이에 앞서 인천 논현지구 ‘신영지웰’(985가구)은 펜트하우스 72∼78평형 27가구가 모두 계약이 끝났다. LG건설이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분양한 ‘사직 자이’도 88평형 펜트하우스(3가구)계약을 마친 상태.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달 중순 분양하는 부산 동래구 온천동 ‘벽산 아스타’는 51∼52층에 88, 89평형 4가구를 평당 분양가 1900만∼2000만 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온천동의 기존 아파트 시세(471만 원 선)의 4배나 된다.

▽무엇이 다른가=서울 강남권 기존 입주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강남구 논현동 동양파라곤 90평형은 ‘3면 발코니’를 적용해 정원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30평에 달한다. 숲 속에 있는 단독주택을 연상시킨다는 게 시공사인 동양고속건설 측의 설명. 조경용 흰색 자작나무 등을 심어 자유롭게 정원을 가꿀 수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88, 104평형)는 40층 이상에 포진해 있지만 유리로 막혀 있는 일반 층과 달리 밖으로 뚫린 발코니가 있는 게 장점. 방해물 없이 외부를 자유롭게 조망할 수 있다. 복층인 104평형은 1층에 식당, 거실, 서재를 제외하고는 방이 1개밖에 없지만 그 안에 드레스룸, 파우더룸이 들어있다. 현재 88평형 호가는 45억 원선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103평형 22가구는 분양 당시 19억250만 원이었지만 현재 36억5000만 원 선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동서남북 방향으로 서울을 다 내려다 볼 수 있다. 35억 원 선인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92평형 역시 한강 조망이 탁월하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92평형은 초기 분양가 22억 원에서 5억 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다. 계절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바로 앞 서리풀공원의 수목들을 잘 관찰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부동산 칼럼니스트 유제천씨는 “전용면적이 75평을 넘으면(100평형 이상) ‘고급주택’으로 분류돼 취득세가 5배나 증가하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시공사들이 펜트하우스 물량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씨는 “1990년대 중후반 19가구 미만으로 지어진 강남 대형 평형 빌라들이 2000년 이후 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가격이 더 오르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덧붙였다.

D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를 상대적으로 싸 보이게 하기 위해서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높여 내놓는 사례도 드물지만 있다”며 “어차피 몇 가구 되지 않는 데다 미분양이 되면 분양가를 할인해 팔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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